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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장

“그냥 바람 좀 쐬러 간 거야.” 허성운의 눈빛에 긴장한 빛이 스쳐 지났다. 그 모습을 본 신다정이 물었다. “너의 형이 다른 사람이 2층 올라가는 거 싫어해?” “그렇지는 않은데... 그곳은 우리 형이 일 처리하는 곳이야.” 허성운의 말은 모호했다. 허씨 집안의 만찬에 와 본 적이 없는 신다정은 허씨 집안의 규정을 몰랐다. 하지만 방금 그녀가 올라갔을 때 허성곤의 사람들은 막지 않았다. 허성곤이 묵인했음이 틀림없다. 아마도 그녀에게 조금 전의 그 모습을 보여주고 동생에게 가까이 가지 말라고 경고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시간이 늦어서 먼저 가볼게.” “데려다줄게. “아니야.” 신다정이 떠나려는데 허씨 집 현관문이 열리더니 박시언이 들어왔다. 사람들은 박시언을 보자마자 그를 향해 술잔을 기울였다. 하지만 박시언은 성큼성큼 걸어가 신다정의 앞에 섰다. “집에 가자.” 박시언의 말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신다정은 박시언을 바라보지 않은 채 냉랭한 표정을 지었다. 아까 여기 있던 거의 모든 사람들은 박시언이 서찬미를 안고 가는 것을 봤다. 그런데 박시언이 되돌아와서 그녀를 데리고 가려고 한다. 그녀의 우스운 꼴을 모두에게 보여주려는 것일까? 허성운은 피식 웃었다. “집에 가자고 말하면 바로 가야 해? 박시언 씨, 너무 독단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박시언은 허성운을 힐끗 쳐다보더니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신다정은 내 와이프야. 나와 집에 안 가면 설마 허성운 씨 집에 가겠어?” “너!” 성질이 불같은 허성운은 박시언의 가시 돋친 말에 순간적으로 화를 냈다. 주위가 갑자기 싸늘하게 변했다. 누가 봐도 박시언은 화가 잔뜩 난 상태로 왔다. 단지 공공장소이기에 자제하고 있었다. 신다정은 박시언이 왜 화가 났는지 몰랐다. 설마 서찬미가 쓰러진 것도 그녀의 탓으로 돌리려는 것일까? “성운아, 박 대표에게 사과해.” 허성곤의 목소리가 뒤에서 울렸다. 방금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것 같다. 허성운은 마음이 내키지 않아도 형의 말이라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차가운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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