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장

강금희는 박시언이 그 액수를 보상해 줄 줄 몰랐다. 물론 그녀에게 이 돈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돈에 얽매이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작은 소동이 있었지만 이 소동에서 손해 본 것은 없다. “보상금이 들어왔다고?” 불과 한 시간밖에 되지 않았다. 강금희도 이렇게 빠른 줄 몰랐다. 강금희가 입을 열었다. “아마 개인계좌로 우리 회사에 돈을 보낸 것 같아.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이렇게 빨리 확인할 수 있었겠어? 휴, 박시언, 그 인간 정말 체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기 계좌의 돈을 나에게 보낸 것 같아.” 회사에 지태준과 반지훈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신다정이 물었다. “두 사람은? 회사에 이렇게 큰일이 났는데 왜 안 보이는 거야?” “태준이 그 녀석은 회사에 일이 생긴 것을 알자마자 사라졌어. 나보고 너에게 절대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어. 박시언의 짓임을 진작 알고 복수를 준비하러 간 모양이야.” 신다정은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지태준이 복수하려는 것은 당연한 거지만... 왜 그녀에게 숨기라고 했을까? “나 오늘 화가 너무 많이 나서 너에게 전화한 거야. 지금 생각해 보니 태준이가 돌아와서 알게 되면 무조건 나에게 화낼 거야!” 신다정은 골치 아파하는 강금희를 보고 말했다. “이제 다 해결됐으니 빨리 태준 씨에게 전화해. 괜히 소란을 피우지 말고.” 이곳이 해성시이다. 박시언의 말이 곧 명령이다. 언제 어디서든 통한다. 해성시는 결국 그의 터전이다. 지태준이 해성시에 아무리 백이 있다고 해도 박시언을 당해내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더 큰 소란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박시언을 몰아붙이면 진짜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걱정하지 마. 태준이는 분수가 있는 아이야. 기껏해야 박시언의 회사에 며칠 동안 폐를 끼쳤을 뿐이겠지.” 잠시 생각하던 강금희는 자기 말에 확신이 없는지 휴대전화를 꺼내 지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연결음이 한 번 울리더니 이내 끊겼다. 강금희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신다정을 보고 말했다. “끊, 끊었어.” 신다정도 휴대전화를 꺼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