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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장

박시언은 일찌감치 돌아왔다. 유씨 아주머니는 신다정을 보고 반가워하며 말했다. “사모님, 오늘 모임 어땠어요?” 모임? 신다정은 거실 소파에서 신문을 읽고 있는 박시언을 쳐다봤다. 알고 보니 박시언이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신다정은 웃으며 말했다. “모임은 그런대로 잘 진행되었어요.” “대표님더러 데리러 오라고 하시지 않고요. 한밤중에 얼마나 위험해요?” “괜찮아요. 차를 저에게 줬어요.” 오늘 백화점에서 나올 때 박시언이 타고 나온 차를 몰고 나갔다. 박시언같이 밖에 나가도 전문적인 기사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은 오늘같이 차가 없는 날에는 백화점에서 택시를 타고 올 수밖에 없었다. 신다정은 생각만 해도 통쾌했다. “아주머니, 다른 일 없으면 집에 가셔도 돼요. 저녁에 저희 두 사람 또 다른 일이 있어요.” 박시언은 신다정을 힐끗 쳐다봤다. ‘다른 일’이라는 단어가 왠지 신경이 쓰이는 듯했다. “네, 네. 그럼 금방 치우고 갈게요. 어르신 쪽에도 청소하러 가야 해서요.” 유씨 아주머니는 말하면서 물건을 정리했다. 유씨 아주머니가 간 후, 신다정이 말했다. “그렇게 거짓말을 하면 양심이 찔리지 않아?” “당신도 잘하던데?” 박시언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찬미에게 집 하나 사줬어. 당신과 같은 단지야. 그 동네가 조용해서 몸조리에 좋은 것 같아. 상처 회복에도 좋고 프라이버시도 보장되고.” 신다정은 눈썹을 찡그렸다. “돈이 많네.” 그곳에서의 집 한 채 값은 여간 만만치 않다. 물론 박시언에게는 별것 아니지만 직접 한 채를 사준다는 것은 서찬미를 아끼는 마음이 대단하다는 것을 설명한다. “비밀 지켜줬으면 좋겠어.” “내가 서찬미를 발견하고 어르신에게 이를까 봐 두려운 거야? 걱정하지 마. 당신이 입막음비를 주었잖아. 그리고 나도 그렇게 한가하지 않아.” 위층으로 올라간 신다정은 최근 며칠간 묵었던 짐을 전부 다시 쌌다. 연기도 끝난 마당에 박시언과 한 지붕 아래서 사는 게 내키지 않았다. 신다정이 캐리어를 끌고 내려오는 모습을 보자 박시언이 눈살을 찌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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