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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1장 모함

도재찬은 본능적으로 고용주에게 연락하려고 했다. 비서가 그에게 언질을 줬다. “변호사님, 어르신은 지금 조사를 받고 있어서 전화를 받지 못할 겁니다.” 도재찬은 창백해진 얼굴로 빠르게 말했다. “조은예 학생에 관한 소문들을 다시 찾아봐. 얼른!” 비서는 어떻게 된 일인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도재찬의 곁에 오래 있으면서 이렇게 당황한 모습은 처음 보았다. 나씨 일가의 사건은 항상 까다로웠다. 게다가 사람들의 이목도 많이 쏠려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중요했다. 도재찬은 지금까지 나씨 일가의 사건을 맡으면서 어려워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대체 어떤 상황이길래 이렇게 당황해하는 걸까? 모든 답은 나민형에게 있었다. 뼛속까지 새겨진 것은 감출 수가 없는 법이었다. 나민형은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태도가 확연히 달라졌다. 예전 경험에 의하면 이때쯤 도재찬 변호사가 그를 찾으러 와야 했다. 그런데 도재찬은 왜 아직도 그를 찾으러 오지 않는 걸까? 나민형은 앉아 있기가 힘들었다. 이때 진희원이 신문하던 사람 한 명을 대신해서 들어왔고 들고 있던 휴대전화를 건넸다. “나민형, 네 채팅 기록이니까 익숙할 거야. 내가 묻고 싶은 건 너 말고 이 두 사람이 누구냐는 거야.” 줄곧 자기가 어리다는 핑계를 대던 나민형은 순간 안색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조금 당황하면서 시선을 피했다. 할아버지가 예전에 가르쳐줬던 걸 떠올린 나민형은 본능적으로 말했다. “조은예는 자기가 원해서 한 거예요. 걔네 집 가난하잖아요. 그래서 날 찾아왔어요. 날 따라다녀야 콩고물이 떨어지니까.” 너무도 뻔뻔한 말이라 신문하던 사람은 화가 났다. 진희원의 눈빛은 한없이 차가웠다. “나민형, 네 반응을 보니까 미리 연습이라도 했나 봐.” “저한테 물어본 사람이 있어서 그래요!” 나민형은 처벌을 피하고 싶은 마음에 다급해져서 자신이 진희원의 함정에 당했다는 걸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그래?” 진희원은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천천히 말했다. “이런 사건은 누군가 물었다면 모두 기록이 남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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