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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0장 제발 상상과는 다르길

“그건 안 될 것 같습니다.” 진희원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일부 증거는 대외적으로 발표가 안 됐습니다. 그렇다고 증거가 없는 건 아닙니다.” “변호사님, 마음이 급하시네요.” 진희원을 도재찬은 깜짝 놀라서 말했다. “진희원 씨.” 나연국은 이곳에 오기 전 그에게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라고 일렀었다. 조사를 맡은 사람이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고 말이다. 나연국은 끌려갔고 이제 대외적으로는 그 혼자만 남았다. 그러나 도재찬은 이러한 장소에서 진희원을 만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진희원을 안다기보다는 진희원의 넷째 오빠를 안다고 하는 편이 정확했다. 그는 재판할 때 절대 그를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여동생에게 밉보이고 싶지도 않았다. “정말 반갑습니다.” 도재찬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진희원과 악수하려고 했다. “일전에 진 변호사님 SNS에서 진희원 씨 사진을 봤었는데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도재찬은 수작을 부리고 있었다. 진희원은 싱긋 웃었다. 그녀는 악수를 거절하지는 않았지만 손에 힘을 주며 말했다. “도 변호사님 이력을 봤었는데 지난 몇 년간 나씨 일가를 많이 도와주셨더군요. 그렇게 많은 사건 중에 일부는 재판까지 가고 일부는 절차를 밟기도 전에 사적으로 해결하셨더군요. 나민형이 이렇게 거리낌 없이 행동할 수 있었던 건 도 변호사님이 방패막이가 되어준 덕분이겠죠.” 도재찬은 자신을 위해 변명했다. “전 돈을 받고 일하는 입장이니 어쩔 수 없죠. 그리고 나민형 학생은 당시 나이가 많이 어렸습니다. 아이들끼리 다퉜던 거니까 학부모들도 이해할 수 있었던 거죠.”” “아이들끼리 다퉜던 거라고요?” 진희원은 피식 웃으면서 몸을 살짝 숙였다. “도 변호사님, 업계에서도 사실을 왜곡하는 걸로 아주 유명하시던데 제가 충고 한마디 해드리자면 의뢰를 받기 전에는 상대가 누군지부터 확인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매번 결과가 변호사님이 예상했던 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요.” 도재찬은 그녀의 말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 진희원이 사업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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