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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장

그나마 다행인 점은 얼굴이 모자이크로 가려졌다는 점이었다. 그들을 아는 사람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네티즌은 아이들의 얼굴을 몰랐다. “상황을 보니 영상을 올린 사람은 돈을 바라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여지를 줬을 리가 없죠.” 엄진우는 짜증 난 얼굴로 휴대전화를 껐다. “우리도 다 모였으니 아이들에게 물어봐야겠어요. 대체 누구를 건드렸길래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말이에요.” 나지성은 비서에게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일단 다른 건 됐고 곽정군 어르신 쪽은 연락되는 사람 없어요? 오진서 교장은요? 학교 일이니까 오진서 교장이 나서는 게 가장 합리적이죠.” “아까부터 계속 연락이 안 돼요.” 엄진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이들 다 있죠? 일단 아이들부터 공항으로 보내죠.” 엄유리는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민형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아빠, 할아버지가 그러셨어요. 너무 지나친 일만 아니면 다 해결해 주겠다고요. 그 영상들을 왜 그렇게 무서워해요? 돈 써서 사면 되잖아요.” “입 다물어!” 나지성은 아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다른 집안 사람들은 부검 결과를 보지 못했지만 그는 보았다. 자기 아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그는 입에 담기가 싫었다. 아버지가 손자를 너무 버릇없이 키운 탓에 나민형이 지금 이 꼴이 되었다. 머리에 든 건 없고 할 줄 아는 거라곤 노는 것밖에 없었다. 나지성 또한 한시라도 빨리 돈을 주고 영상을 사고 싶었다. 그러나 영상을 올린 사람은 지금까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리고 영상들을 끊임없이 올라왔다. 영상 하나하나가 그들의 살을 베어내는 것 같았다. 그들로서는 가시방석에 앉은 느낌이었다.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널 찾아내려고 하는지 알아?” “네 정체가 드러난다면 나도, 엄진우 아저씨도, 곽씨 일가도 도망치지 못한다고!” 나지성은 이를 악물었다. “넌 가만히 있어. 아무 말도 하지 마. 지금 당장 아저씨 따라서 공항에 가.” 일반적으로 임원들의 운전기사는 임원들이 가장 믿는 사람이었다. 나지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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