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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장 도망치려고? 꿈 깨

탁 소리와 함께 집안의 전기 기구가 전부 켜졌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아주머니!” 여자는 의아한 얼굴로 도우미를 불렀다. 주방에서 과일을 자르던 도우미는 부랴부랴 뛰어나왔다. “사모님, 왜 그러세요?” “누가 빔프로젝터랑 스크린을 켰는데요?”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끄세요.” 엄유리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휴대전화를 들어 계속 문자를 보내려고 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순간, 엄유리는 얼어붙었다. 스크린에서 너무도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너 네가 공부 잘한다고 생각하지? 그러면 해!” 그건 엄유리가 학교 화장실에서 했던 얘기였다. 엄유리는 고개를 번쩍 들었고 자신이 조은예의 뺨을 때리는 모습을 보았다. 비록 모자이크 처리를 했지만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녀가 머리에 꽂고 있는 헤어핀은 엄마가 해외에 가서 사 온 것이었다. “유리야, 이게 뭐야!” 줄곧 단정하고 우아하던 여자가 창백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엄유리는 황급히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엄마,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이건 제가 전에 얘기했던 그 게임이에요. 조은예는 양으로 선택되었고요.” 영상 속에서 엄유리는 매우 폭력적이었다. 엄유리는 조은예의 머리카락을 쥐고 말했다. “이서야, 얘 꼴 좀 봐. 정말 역겹지 않니?” 곽이서도 영상에 담겼다. 곽이서는 즐거운 듯 웃으며 말했다. “거지꼴이네. 얘 제대로 찍어. 카메라 자꾸 흔들리게 찍지 말고.” 엄유리는 힘이 아주 셌고 조은예의 옷을 찢기 시작했다. “너 되게 천박하잖아. 이따가 애들한테 네 모습 보여줘야지. 별 거지 같은 게 감히 우리에게 반항해? 너 같은 서민은 공부 열심히 해야 하지만 우리는 아니라고. 알겠어? 이 쓰레기야!” 여자는 그 목소리들을 들으면서 주먹을 꽉 쥐고 큰 목소리로 외쳤다. “아주머니, 뭐 하세요? 얼른 스크린 끄라니까요!” 도우미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 비록 도우미는 주인집 딸이 성격이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겨우 13살이었기에 짜증을 많이 내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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