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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6장 도망치지 마

곽이서는 넋이 나간 사람처럼 굴었다. 그녀는 살면서 처음으로 진정한 두려움을 느꼈다. 곽이서는 앞으로 기어가서 손을 뻗어 진희원의 팔을 잡았다. “언니, 제가 잘못했어요. 저 정말 잘못했어요. 저한테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앞으로는 절대 예전처럼 굴지 않을게요. 제발요!” “곽씨 일가를 공격하지 말아 주세요. 저희 할아버지를 풀어주세요.” “조은예를 위해 복수할 생각이라면 절 때리세요. 저 그냥 맞을게요.” 진희원은 곽이서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고 휴대전화를 꺼내 영상 몇 개를 서지석에게 보냈다. [네가 찾은 것까지 전부 인터넷에 올려.] [너 그 사람들 하드디스크 해킹했지? 그들에게 모두 메일을 보내. 특히 아까 그 곽이서랑 채팅했던 걔들.] [영상 올릴 때 법에 따라서 모자이크 처리하는 거 잊지 마.] 서지석은 빠르게 답장했다. [알겠어요! 너무 빨리 진실을 얘기해서 재미가 없네요.] [재미를 바란다면 그 아이들 부모한테 연락해. 영상은 한꺼번에 다 올리지 말고 몇 분씩 간격을 둬서 올려.] 진희원의 지휘는 매우 적절했다. 서지석은 그녀의 뜻을 이해했다. 그들에게 겁을 주라는 뜻이었다. 사냥할 때 급히 먹는 것보다는 사냥감을 포위해서 겁을 준 뒤 기절하게 만들고 그 위에 소스를 뿌려서 구워 먹어야 맛있었다. 츄릅! 서지석은 먹을 뻔했었던 교룡을 떠올렸다. 교룡이 진희원과 계약을 한 것이 조금 아쉬웠다. 다른 교룡들은 그 교룡만큼 맛있지 않았다. ‘일이나 하자!’ 사람들이 오가는 길가의 카페. 한 남자아이가 노트북을 들고 와서 타자를 하는데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의 노트북은 특별 제작된 것이라 다 쓰고 나면 원상 복구할 수 있었다. 왜 이곳을 선택했냐면 이곳 인터넷이 상대방과 아주 가까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부 관련 부서의 검측을 피해야 했다. 진희원은 법을 지켜야 한다고 했었다. 또 사람들이 학교로 조사를 나왔다는 걸 나씨 가문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곽씨 일가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전혀 알지 못했다. 아이들은 단톡방이 있었고 단톡방 속 채팅도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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