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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7장 명의

“재민아!” 진소연이 조금 화난 듯 소리를 질렀다. “내가 말했잖아. 언니한테 그렇게 얘기하지 말라고.” 이에 여재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소연이 너는 너무 착한 게 탈이라니까. 넌 진희원을 언니라고 대접해 줄지 몰라도 걔는 널 여동생으로 생각하지도 않는다니까. 걔 눈에는 진명 그룹밖에 없어. 자기 아버지도 안중에 없잖아. 요즘에 걔가 한 일을 봐. 맨날 이미지 메이킹만 하고 할아버지한테 아부나 하고. 요즘 걔한테 달린 댓글 봤어? 걔는 널 밟고 올라간 거라니까!” 진소연은 괜히 자신의 옷자락을 만지작거렸다. “그렇다고 해도 상관없어. 언니만 기쁘다면 난 그걸로 충분해.” “아니, 소연아. 앞으론 그렇게 살면 안 돼.” 복수심에 눈이 먼 진택현은 이제 정말로 누가 친딸인지 잊은 모습이었다. 여민재의 말에 그의 분노는 더 커져만 갔다. ‘그래. 지금까진 내가 걔를 너무 무시했어. 잘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내 자리를 노리고 온 게 분명해.’ 진택현이 진소연에게 말했다.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무조건 애국적인 발언이나 많이 해둬. 소속사한테 애기해서 제대로 이미지 메이킹하게 해줄 테니까. 진짜 명문가 아가씨다운 사람은 너라는 걸 보여줘야지.” “네.” 진소연은 평소처럼 한떨기 꽃처럼 환하게 웃었다. “제가 그렇게 해서 아빠한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게요.” 그러자 여민재가 술잔을 들었다. “소연아, 힘내. 너라면 분명 잘해낼 수 있을 거야. 아버님이 다시 진명 그룹에 복귀하면 그 누구도 너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못할 거야.” 여민재의 아부에 오랜만에 상황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며 진택현은 어깨가 으쓱해졌다. ‘그래, 이제 곧 내 세상이 오는 거야. 딸이고 뭐고 이렇게 된 이상 의절해 버리면 그만이야. 어차피 재수없는 아이었어. 난 그래도 처음엔 그 아이를 받아들이려 했다고. 사고만 안 치면 교외에 있는 작은 별장 정도는 명의로 해주려고 했었어. 시골 촌뜨기 주제에 그 정도면 충분하잖아. 그런데 소연이를 무시하는 것도 모자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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