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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장 이젠 달라

잠시후 KTX가 경주시에 멈추었다. 시간을 맞추어 진희원이 눈을 떴을 땐 이미 해가 뉘엿뉘엿 내려가고 있을 때였다. 마침 러시아워 시간대라 도로는 평화로우면서도 번화했다. 한숨 푹 자서인지 진희원은 마음이 상당히 홀가분해진 기분이었다. 업장으로 인해 찝찝하던 기분마저 한결 상쾌해졌다. 오는 내내 할아버지에게 이 사태를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망설였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굳이 숨길 게 있나 싶었다. 큰 오빠의 일로 그녀가 깨달은 게 있다면 배신의 아픔은 일시적인 것이고 그 배신으로 인한 리스크를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도리였다. ‘그리고 할아버지야말로 이 모든 사태의 진실을 아실 자격이 있어. 이번 사찰 사건도 그렇고 진명 그룹의 주주들이 몰래 해온 짓들까지 너무 악랄하잖아. 진실을 아신다면 분명 속상하시겠지. 하지만 평생 아무것도 모른 채 바보처럼 사는 것보단 훨씬 나아.’ 진희원은 윤성훈과 함께 진명 그룹 본사로 향했다. 전에 진희원의 디스 영상을 올렸던 유튜버는 지금 악플 세례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애초에 이것저것 마음에 안 드는 건 전부 디스하는 것으로 인기를 얻은 그녀였지만 결국엔 네티즌들의 알량한 심리를 이용해 만만한 이들을 괴롭히는 치졸한 자에 불과했다. 이번 사건으로 네티즌들은 지금까지 진희원들이 해온 일들을 자발적으로 정리해 올리기 시작했고 진명 그룹 역시 명예훼손으로 해당 유튜버를 고소하겠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다른 네티즌들 역시 이런 이들은 평생 매장당해야 한다며 그녀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 얼굴 한 번 내보이지 않은 진씨 가문 일곱번째 딸에 대한 이야기는 날개 돋친 듯 퍼져나갔다. 사람들끼리 모이면 그 얘기를 할 정도로 화제성은 하늘을 찔렀고 진명그룹의 주가 역시 또다시 최고점을 찍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의 진명 그룹을 넘을 수 있는 기업은 없을 것이란 예측마저 내놓았다. 진희원 덕분에 점심 때쯤부터 진상철 회장의 휴대폰은 벨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오래 알고 지낸 친구들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는데 다들 첫 마디마다 건네는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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