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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0장 두 형제의 생각이 일치했다

어린 진승기는 자신을 원망했었다. ‘왜 나는 항상 아버지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할까?’ 남들은 항상 만점짜리 시험지를 가져올 때 그는 선생님께서 강의하는 것도 알아듣지 못했다. “왜 너 같은 아들을 두어서는... 내가 너 때문에 망신당할 지경이야!” 진승기가 어렸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었다. 그는 아버지께서 자기를 욕하고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언성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한때 진승기는 자기 잘못이라고 생각했었다. 진승기는 머리가 늦게 트는 모든 아이들이 자기와 같은 생각을 하는 건지 궁금했다. 만일 자기가 좀 정상적이었다면 아버지는 이렇게 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러다 보니 그는 비위를 맞추는 게 습관으로 돼 버렸다. 지금 탑 변호사 사무소에서 명성이 자자한 데다가 패소한 적이 없는 사람이 한때는 다른 사람의 비위를 맞추는 아이였다는 걸 누가 알겠는가. 진승기는 11살 때 갑자기 사람이 변한 것 같아지기 시작했다. 동생의 첫 번째로 안으려고 했던 사람이 진승기였기 때문이다. 진명호가 매일 어슬렁거려도 거들떠보지도 않던 동생이 말이다. 그때에야 진승기는 가족이라는 개념을 갖게 되었다. 여동생의 손은 작고 부드러웠다. 진명호는 솔직한 아이였다. 잘생긴 얼굴을 가졌지만 무언가를 할 때 항상 데면데면했다. 진승기는 빨리 어른이 돼서 동생을 보호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순탄치 않았다. 이기적인 진택현이 사람을 놓아주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후에 할아버지께서 이러다가 회복하지 못할까 봐 걱정돼서 일부러 그를 곁에 두고 무엇이든 열심히 가르쳐 주었다. 진승기는 진씨 가문이 무너질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지만... “형, 정말 그저 꿈이라고 생각하세요?” 진기풍은 라이터를 꺼내더니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나서야 그는 입을 열었다 “희원이가 이렇게까지 신경 쓰는 걸 보면 그저 꿈은 아닐 거야.” “그래서 우리는 그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녀가 진씨 가문에서 쫓겨나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는 거예요? 정체도 모르는 사람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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