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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부모님 뵙는 격?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목소리를 낮추며 말하는 윤성훈의 모습도 여간 늠름한 게 아니었다. 김선월은 휠체어를 밀며 다가와 윤성훈에게 말을 걸었다. “우리 희원이가 의원에 친구를 데려온 건 또 처음이야. 너희끼리 잘 놀고 있어. 마당엔 차를 준비해 두었으니까 소화가 잘 안된다면 많이 마셔도 좋아. 난 새우나 사러 나갔다 오지.” 김선월은 사람 보는 안목이 뛰어났다. 그녀는 첫눈에 이 젊은이가 일반인이 아니라는 것을, 손녀의 친구도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저 손녀가 다른 이를 데리고 집에 오는 것만으로 기뻤다. 예전의 손녀는 이 의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여기에 오래 있다 보면 학교 갈 때 온몸에 약 냄새가 배 친구들에게 놀림 받는다며 남아서 밥을 먹지 않았다. 그래서 손녀는 매번 그녀를 몰래 보러 왔었다. 돌아간 다음 엄마인 이윤아한테 한 소리 들을 까봐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김선월은 속으로 다 알고 있었다. 손녀는 비록 그녀의 손에서 자랐다지만 엄마와 친해지는 건 가히 정상적인 일이라는 것을. 이윤아도 손녀 앞에서 그녀에 관한 좋은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김선월 본인도 이 모든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나중에 손녀가 점점 커가자 그녀를 찾아오는 횟수도 점점 줄어들었다. 어떤 때엔 반년에 한 번만 왔는데 계속 바쁘다고 했다. 삼 개월 전, 손녀가 머리를 부딪치고 난 후로부터 모든 게 달려졌다. 성격도 변했을 뿐만 아니라 할머니인 그녀를 도와 의원을 다시 지었다. 손녀가 이 정도 해준 것만으로 김선월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희원이가 그녀의 뒤를 이어 한의학을 전공하는 건 바라지도 않았다. 직접 키운 아이이다 보니 손녀가 이 방면에 재능이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으니까. 그녀는 그저 희원이가 많은 친구를 사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에 그 사람들은 모두 강한 세력에만 빌붙으려 했다. 그래서 희원이가 쫓겨나자마자 그들은 안개처럼 사라져 버렸고 더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아이들은 꽤 괜찮아 보였다. 적어도 손녀와 만나며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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