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장 위장 관리
“박 선생님.”
진희원의 목소리가 천천히 들려오자 박동준은 얼른 몸을 일으켰다.
“어. 왜 그래?”
“물을 끓이고 약을 가려낼 줄 알아요?”
진희원이 턱으로 약장을 가리켰다.
그러자 박동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지. 대신 조금 느릴 뿐이야.”
“대추, 복령, 초백출을 준비해 줘요.”
진희원이 고개를 틀며 말했다.
“누군가가 마사지 받으러 오거든 절 찾으러 들어오세요.”
‘지금 수술 의사를 프런트로 부려 먹는 거야?’
박동준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이를 본 진희원이 웃으며 하기 싫냐고 묻자, 박동준이 얼른 소매를 올리며 말했다.
“영광입니다, 명의.”
‘남의 의술을 배우러 왔는데 프런트 일 좀 하면 뭐 어때!’
모든 일을 분부한 후, 진희원은 윤성훈을 데리고 안방에 들어갔다. 방안엔 꽤 특별한 장식품이 있었고 그 중간엔 푹신한 침대가 놓여 있었다. 쑥 향을 피웠기 때문에 들어가자마자 은은한 향이 느껴졌다.
침대 아래엔 무언가와 연결된 듯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밖에서 불을 피우는 부뚜막과 연결되어 있었다.
이건 팔, 구십 년대 농촌에서 자주 사용하던 온돌과 비슷했으나 또 달랐다. 침대 아래엔 쑥이 깔려 있었는데 연한 자주색의 거즈로 분리되어 꽤 현대화했다.
“옷 벗고.”
진희원은 그렇게 말하면서 약상자를 열어 안에서 나무 비녀를 꺼내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를 올렸다.
“여기 누워요.”
‘뭐라고?’
‘우리 도련님더러 이런 곳에서 옷을 벗고 누우라고?’
나무통을 들고 들어오던 윤태혁이 순간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도련님은 네 살부터 다른 사람의 접촉을 원하지 않았다. 뭐든 혼자 했고 집안의 도우미들도 이 방면에선 도련님을 피해 다녔다. 나중에 해외에 가서도 도련님은 집안의 장원에서 지냈다.
그런데 지금 저 어린 의사가 도련님에게 이런 약방에서 옷을 벗고 누우라고 했다.
윤태혁은 참지 못하고 속으로 구시렁거렸다. 어린 명의가 병을 치료하기도 전에 목숨이나 잃지 말라고 말이다.
진희원은 그의 반응을 별로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해서 약탕을 만들었다.
침대 앞에 선 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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