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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4장 여재준 배후의 인물

지금까지 여재민이 이렇게까지 말을 하면 그게 무슨 일이든 여재준은 형이 시키는 대로 했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은 여재준은 할아버지가 그에게 실망하는 것을 제일 두려워했다. 하지만 이번엔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았다. “형, 어차피 난 못난 놈이야. 이씨 가문에는 형이 있으니까 할아버지도 뭐라고 심하게 말씀하시지는 않을 거야. 그럼 이만 끊을게.” “여재준! 너 진짜 미쳤어? 지금 당장 이씨 가문으로 오라고! 내가…” 여재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재준이 전화를 끊어버렸다. 뚝 끊긴 전화기를 보며 여재민은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을 잃었다. 그는 할아버지를 내세웠는데도 동생이 말을 안 들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것도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여재민은 핸드폰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을 꽉 주었다. 이때, 이씨 가문 사람들이 그를 향해 걸어왔고 맨 앞에 서있던 이성주가 여재민을 보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물었다. “여재준이 안 온대?” “할아버지, 재준이가 요즘 많이 피곤했나 봐요.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여요. 아니면 제가 원우 곁에 있어줄까요?” 여재민의 말에 이성주는 동의하지 않았다. 어르신은 지팡이를 짚은 채로 기침을 한 번 하더니 입을 열었다. “지금 어디 있는지 물어봐. 정도 많고 의리도 넘치는 재준이가 정말 우리 원우를 모른 척할 건지 확실하게 물어봐야겠어.” 여재민은 이성주가 화났다는 것을 단번에 눈치챘다. 그는 대체 무슨 일이 생겼기에 꼭 여재준이 나서야만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다시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 “할아버지, 재준이 전화기가 꺼져 있어요.” 여재민이 조심스럽게 말하자 이성주 표정이 순식간에 확 굳어졌다. “그래, 아주 좋아! 이건 지금 우리 원우와 선을 긋겠다는 뜻이네!” “할아버지, 노여움 푸세요. 제가 사람 시켜서 동생을 찾아볼게요.” 여재민이 다급하게 말하자 이성주가 여재민을 살살 굴리기 시작했다. “재민아, 넌 어렸을 때부터 착한 아이였어. 내가 예전부터 너희 할아버지에게 여씨 가문은 나중에 너에게 맡겨야 더욱 번창해질 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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