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30장 끝낼 때가 되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남자는 그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이 살짝 움직였다. 아직도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는 숫자를 세는 것이 짜증 났다.
윤성훈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다리를 들려고 했는데 느긋한 어조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왔다.
“천주 안에 담긴 화면은 여러분들도 똑똑히 보셨겠죠. 그 신상은 특히 세자를 좋아했습니다. 그의 영혼을 굉장히 빼앗고 싶어 했죠.”
선문의 사람들은 여재준의 팔자를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관상만 보아도 알 수 있다시피 여재준은 쉽게 악령들의 목표물이 되었다.
사실 그런 팔자를 가진 사람은 성인이 될 때까지 살아남기가 힘들었는데 그러고 보면 여재준은 꽤 능력이 좋았다. 지금까지 악령에게 노려진 적이 없으니 말이다.
진희원은 사존들의 생각을 읽고 별안간 웃음을 터뜨렸다.
“세자의 팔자가 특별하다는 건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다들 아시겠죠. 선배님들도 보아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세자가 무사히 지금까지 살 수 있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두 가지 가능성이 있죠.”
“한 가지는 도력이 아주 강한 사람이 늘 세자를 지켜줬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세자의 곁에 악령조차 감히 다가갈 수 없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죠.”
진희원은 여재준을 힐끔 보면서 덤덤히 말했다.
“제가 한 말은 세자의 오랜 믿음을 깨버릴지도 몰라요. 하지만 인간에게 인생은 단 한 번뿐입니다. 평생 모르고 살기보다는 알고 사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세자는 가족 간의 인연이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세자의 친모는 평생을 바쳐 세자를 지켰어요. 돌아가신 뒤에도 늘 그랬죠.”
진희원은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움직였고 그 순간 여재준의 몸에 귀인이 하나 나타났다.
그것은 인간이 숨을 거두기 직전 모든 힘을 다하여 남긴 것이었다.
선문의 사람들은 그것을 보았다. 상대방은 생전에 분명히 어떤 일을 당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귀인이 남은 것이다.
“이... 건...”
귀인을 지니고 있던 여재준은 처음으로 그 귀인을 보았다. 그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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