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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4장 애정행각

진희원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의식 속에서 헤매고 있었다. 윤성훈이 그녀를 안자 진희원의 치마가 바닥에 끌렸다. 얕은 물결이 생길 것만 같았다. 밤은 점점 깊어져서 마치 한없이 검은 먹물 같았다. 몇 걸음 밖, 푸른 수면 위로 안개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며 뜨거운 김도 생겼다. 온천 주변에는 화초가 무성하게 깔려 있어 마치 선경 같았다. 자연적으로 생긴 온천은 계곡의 맑은 물로 이루어졌고, 온천 옆에서 피어오르는 난초 향기에 잠이 솔솔 올 것만 같았다. 그것은 까마귀가 준비한 것이었다. 신혼집도 그가 준비한 것인데 이런 것들은 상서에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이라면 윤성훈의 방식인데... 사실 윤성훈에게 혼인과 같은 일은 없어야 했다. 전에 윤성훈이 혼인을 치렀을 때 수많은 수도자들이, 천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물론 그건 윤성훈 본인과는 별로 상관없는 일이었다. 어떤 것들은 전성기를 지나면 자연스럽게 쇠락하게 되는 법이니 말이다. 윤성훈은 진희원을 알기 전까지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그러나 그녀를 알게 된 뒤로 윤성훈은 매번 진희원을 만날 때마다 혼인할 생각을 했다. 물론 저번 일은 좋은 경험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까마귀는 시선을 들어 축하하러 온 생령들을 바라보다 천천히 움직임을 멈췄다. 그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한 곳으로 향했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안개 속에서 눈동자 하나가 언뜻언뜻 보였다. 얼음장 같은 눈빛에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카락은 풀어 헤쳐져 있는데 마치 지옥에서 걸어 나온 귀공자처럼 보였다. 까마귀는 금방 시선을 돌렸다. 그것이 경고라는 것을 알아챈 것이다. 윤성훈은 과거의 옷을 입고 있었다. 그가 세상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의 모습 그대로였다. 악령은 그 광경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번에는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오신 것 같은데?” “예전보다 훨씬 더 부드러워지신 것 같아.” “그러게. 예전에 어르신께서 계실 때 저승의 귀신들이 얼마나 얌전했다고. 조금이라도 잘못을 저지른다면 엄청난 벌을 받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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