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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7장 양다리

원피스를 입은 미인은 세 걸음 걷고 한 번 돌아보았다. 그녀는 사실 할 말이 많았다. 그러나 뭐라고 할 엄두는 나지 않았다. 그녀는 예전부터 주인의 명령을 절대 거스를 수 없었다. 주인 외에 다른 남자들은 그녀를 보면 쉽게 그녀에게 홀렸다. 경인우는 이미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여자를 알고 있는 건지 기쁘면서도 놀라운 표정으로 말했다. “온 사장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 온나리와 약속을 잡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 온나리는 유흥업소에서 일하지만 우아하면서도 화려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클럽에 그렇게 큰 일이 생겼는데도 그녀에게 책임을 묻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녀는 재벌 2세들이 안중에도 없었다. 상대가 그녀를 위해 아무리 비싼 술을 시켜도, 돈을 아무리 써도 전혀 관심을 주지 않았다. 온나리는 오직 자신의 마음에 드는 사람들만 따라 나갔다. 그러나 그녀가 어떠한 기준으로 사람을 선택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아무 기준도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권씨 일가의 눈치도 보지 않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온 사장이라고 불렀다. 온나리는 주인의 영역에서 또 사고를 치고 싶지도 않았고, 진희원도 안에 있었기 때문에 경인우를 그냥 지나칠 생각이었다. 혹시라도 진희원이 뭔가를 눈치채고 그녀를 처리한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았다. 그런데 경인우가 하필 이때 그녀에게 인사를 건넨 것이다. 온나리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면서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녀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윤 대표님과 잠시 일 얘기 좀 했어요.” 일 얘기라는 걸 일부러 강조했다. 그러나 경인우는 여전히 남다른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경인우는 확실히 오해했다. 윤성훈은 아무래도 사촌 동생의 약혼자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온나리와 아주 가까운 사이인 듯 보이니 윤성훈이 양다리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었다. 경인우는 순간 화가 나서 안으로 들어가 윤성훈에게 따져 묻고 싶었다. 그리고 동생에게 정신 좀 차리라고, 바보같이 굴지 말라고 하고 싶었다. 온나리는 어이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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