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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6장 애교 부리는 약혼자

“소파에서 쉬고 있어요. 마무리 좀 할게요.” 윤성훈은 일 처리를 잘했고 그의 제안은 항상 거절하기 어려웠다. 진희원은 사실 윤씨 일가의 사업에 대해서는 별로 알고 싶지 않았다. 언젠가 경쟁 관계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괜찮아요?” 진희원은 공적인 일에는 사적인 감정을 섞지 말라는 의도로 말했다. 만약 진희원이 정말로 사업 계획 같은 걸 듣게 된다면 감정 따위는 고려하지 않고 그 점을 이용할 것이다. 윤성훈은 그녀의 말뜻을 알아채고는 싱긋 웃더니 말간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감미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지 않을 게 있나요? 별 얘기 안 할 건데.”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가죽 장갑을 벗은 뒤 다크써클이 생긴 그녀의 눈 밑을 어루만졌다. 방금 큰 일을 치른 사람치고는 너무 다정한 모습이었다. “그러면 성훈 씨 좀 노트북 좀 쓸게요. 자료 좀 모을 게 있어서. 두 사람 얘기 나눠요. 난 신경 쓰지 말고.” 진희원은 권씨 일가의 최근 움직임을 알아볼 생각이었다. 그래야 미리 대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윤성훈은 알겠다고 한 뒤 시선을 돌려 옆에 있는 원피스를 입은 미녀를 바라보았다. “경호원에게 사모님이 드실 음식 좀 준비하라고 해.” “사... 모님이요?” 원피스를 입은 미인의 시선이 진희원에게로 향했다. 그녀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윤성훈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두 눈에서 당장이라도 검은 안개가 피어오를 것만 같았다. 원피스를 입은 미인은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아서 서둘러 시선을 내려뜨리며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진희원은 사람들이 윤성훈을 진심으로 무서워한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힘드네요.” 윤성훈은 그렇게 말하면서 진희원의 어깨에 자신의 턱을 기대며, 차가우면서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부하들이 일 하나 똑바로 처리하지 못하니 말이에요.” 진희원은 다소 어이가 없었다. 왜 갑자기 이런 상황이 된 걸까? 원피스를 입은 미인이 아직 나가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그녀의 예쁘장한 약혼자는 단 한 번도 그녀의 예상대로 행동하는 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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