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45장 경민규의 지혜
“내가 너희 둘에게 짐이 되었구나.”
경민규의 마지막 한 마디에 경현민은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아버지, 부담이라뇨!”
경현민은 서둘러 말했다.
“아버지 말씀대로 할게요. 권씨 일가의 제안도 거절하고, 로버트의 치료도 받지 않겠다고 할게요. 그리고 다른 전문가를 찾아볼게요.”
경민규는 미소를 머금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저승에 가서 조상님을 만나면 일을 망치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어.”
경현민은 웃을 수 없었다. 경민규의 몸이 눈에 띄게 나빠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진씨 일가 쪽은...”
경민규는 시선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내 생각은 여전해. 경씨 일가와 진씨 일가의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투표에 영향이 가서는 안 돼.”
“남쪽 상회는 예전에 진씨 일가 어르신이 창립했고 네 증조부가 거기에 힘을 보탰었어. 두 사람은 죽이 척척 잘 맞는 막역한 사이였지. 그때 두 사람은 정의를 위해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용감하게 나아갔어. 몇 번이나 위험을 무릅쓰며 담판했었지. 특히 진씨 일가 어르신은 네 증조할아버지를 구하겠다고 위험한 상황에서도 일본인 사업가를 향해 화를 냈었어.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외국인들에게 괴롭힘당하거나 착취당하지 않을 수 있었어. 더는 배를 곯지도 않아도 되었고 일자리도 얻을 수 있게 되었지. 진씨 일가 어르신이 그런 성과를 이룬 덕분에 남쪽 상회가 세워질 수 있었던 거야.”
경민규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희원이가 이곳으로 돌아온 건 진씨 일가의 것을 돌려받기 위해서야. 너희는 희원이 삼촌이잖니? 돕지 않을 수는 있지만 절대 막아서는 안 돼.”
경현민은 경민규의 입에서 진희원의 이름을 들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당시 경이란이 진희원을 낳고 산후조리를 끝마치기도 전에, 경현민의 부모님은 엄청 기뻐했었다.
경현민의 어머니는 심지어 진씨 일가에서 지내면서 진희원을 살펴봤다. 혹시라도 진희원이 배고파할까 봐 걱정돼서 말이다.
진희원은 그 정도로 사랑스러운 존재였다. 동그란 눈, 희고 보드라운 뺨, 입에 쪽쪽이를 물고 머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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