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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2장 무슨 자격으로 진희원을 질투해?

진희원은 그에게 두 번이나 말을 걸었는데 양경준은 대꾸하지도 않고 앞으로 걸어갔다. 반대로 윤성훈은 진희원을 기다리려고 잠시 멈춰 섰다. 그의 옆얼굴은 아주 정교하고 고귀해 보였다. 그는 진희원이 계단을 내려올 때 그녀의 손을 잡아주려고 손을 들었다. 그런데 그가 내뿜는 아우라 때문에 아름다운 교주 같기도 했다. 진씨 일가에 있지 않을 때 윤성훈은 사람들의 생살여탈권을 쥔 것처럼 엄청난 압박감을 여지없이 뿜어댔다. 양경준은 윤성훈의 모습을 보고 그제야 진희원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윤 대표님은 진희원 씨랑 사이가 아주 좋으신가 봐요.” 윤성훈은 윤 대표님이라고 부르면서 진희원은 진희원 씨라고 불렀다. 그는 자신이 연장자라는 이유로 괜히 만만해 보이는 사람을 무시하려고 했다. 역시나 이 업계 사람들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듯했다. 윤성훈은 시선을 들었고 그의 눈꼬리에서 싸늘함이 느껴졌다. 그의 곁에 오래 있은 사람이라면 그것이 윤성훈이 누군가를 혼내기 전 징조라는 걸 알았을 것이다. 양경준은 비록 윤성훈을 몇 번 만난 적이 있지만 두 사람은 같은 급이 아니었고 당연히 윤성훈의 성격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 연예인보다도 훨씬 잘생긴 윤성훈의 얼굴에는 짜증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양경준은 자신의 감이 정확했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윤 대표님께서 서화를 좋아하신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제 딸이 지금 마침 졸업작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양경준은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해외에서 상을 꽤 많이 받았는데 굳이 국내로 돌아와서 발전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잠시 뒤에 제 딸을 보게 되시면 몇 마디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양씨 일가 정도면 그냥 인수하면 되었다. 굳이 윤씨 일가까지 방문하는 건 시간 낭비였다. 윤성훈은 진희원을 힐끗 보았다. 진희원은 그의 손목을 잡고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한 번 보죠. 양씨 일가도 나쁘진 않으니까요.” 진희원은 마침 총알받이로 쓸 사람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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