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7장

진희원은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전에는 서로 죽고 못 살더니 왜 갑자기 변태가 됐대요?” 그 말을 들은 변희서는 몸이 굳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진희원을 바라보았다. “그, 그걸 어떻게...” “전 성이 진씨예요.” 진희원은 갑자기 자기소개를 했다. “양희연 씨 일은 제가 맡고 있어요.” 변희서는 그 말을 듣자 동공이 떨렸다. 그녀가 바로 최근 상류층을 떠들썩하게 만든 진씨 일가의 딸이라니! 변희서는 순간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예전에 했던 자기 행동들이 떠올랐다. 게다가 진희원은 지금 양희연의 일을 맡고 있다고 했다. 변희서는 진희원의 능력을 잘 알았다. 심지어 전투기까지 조종할 줄 아는 사람을 양희연은 어떻게 아는 걸까? “나랑 허영식 씨 일 당신이 까발린 거군요!” 변희서는 뒤늦게 반응했다. 그녀는 진희원을 바라보면서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 진희원을 만나기 전까진 어떻게 복수해야 할지를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저 두려운 마음만 들 뿐이었다. 그녀는 진희원이 다른 세계에서 어떻게 했었는지를 잊지 않았다. 진희원은 심지어 인간 같지 않았다. 진희원은 인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분명 변씨 일가에게 다른 수단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진희원은 변씨 일가가 그 수단을 쓰지 못하게 할 생각이었다. 불륜녀는 어디를 가나 비난받는 존재였다. 채팅방 안에서 진행되는 은밀한 거래는 불륜과는 성질이 달랐다. 진희원은 다시 한번 채팅방의 채팅 내용을 확인했다. 거기에 쓰인 암호들은 변희서가 직접 풀어야 했다. 진희원은 변희서가 단순히 남자들에게 꼬리 친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12, 13살쯤 되는 아이의 정보도 있었기 때문이다. 진희원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집안 사람들이랑 연락하고 있었어요?” 진희원은 변희서의 휴대전화를 보았다. “변씨 일가는 확실히 한 번 방문할 필요가 있겠네요.” 변희서는 서둘러 화면을 껐다. 그녀는 진희원이 자기 가족을 노릴까 봐 두려웠다. “여긴 현실 세계예요. 법을 지켜야 한다고요!” 진희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