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2장
“알아요. 제가 했거든요.”
진희원은 숨기지 않았다.
“예전에 봐달라고 했던 것도 이젠 조금 알 것 같아요.”
허성태는 흠칫하더니 곧 한숨을 쉬며 말했다.
“선배님은 옳은 일을 하셨습니다. 제 아들놈은 개자식이에요. 전 제 아들이 그 꼴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건 둘째 치고 희연이의 것이어야 했을 영광까지 빼앗았죠. 우리 허씨 일가에 그런 놈이 나오다니, 조상님들에게 죄송할 따름입니다.”
“전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진희원은 떠나기 전 허성태가 그녀에게 맡겼던 물건을 꺼냈다.
“살기가 사라졌어요. 어르신 집의 살기도 사라졌고요.”
“하지만 어르신은 이제 결정을 내리셔야 해요.”
진희원은 냉담한 눈빛으로 말했다.
“첫 번째는 허영식 씨가 희연 언니에게 순순히 사과하고, 정식으로 소설 저작권을 언니에게 돌려주고, 바람을 피웠단 사실을 인정한 뒤 부부 공동재산을 불륜녀에게서 회수하고 얌전히 이혼하는 겁니다.”
김현주는 그 말을 듣더니 그 자리에서 펄쩍 뛰어오르려고 했다.
진희원은 김현주를 힐끗 보았다.
“그러면 살길은 남겨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어르신, 만약 어르신께서 아내를 관리하지 않고 계속 내버려두신다면 허씨 일가는 반년 사이 반드시 망합니다.”
김현주는 얼마 전까지 진희원에게 반박할 수 있었지만 진희원이 명의란 걸 알게 된 뒤로는 감히 그럴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아들에게 크게 실망한 상태였다.
심지어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그녀가 한 일은 모두 아들을 위해서였는데 말이다.
‘그냥 이혼해.’
김현주는 자리에서 일어난 뒤 양희연의 앞으로 걸어가서 울먹이며 말했다.
“그동안 우리 집안이 네게 박했다. 이혼하겠다면 말리지 않으마. 미안하구나. 앞으로 다시는 널 귀찮게 하지 않겠다.”
김현주는 그렇게 말하면서 허성태를 바라보았다.
“여보, 내가 노망이 났었나 봐. 정말 나쁜 짓을 했어.”
허성태는 대답하지 않고 침묵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진희원을 바라보았다.
“제 아내는 단점이 많아요. 견식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