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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6장

신유정은 당황했다. 부인하고 싶었지만 그의 말은 단 한 글자도 틀리지 않았다. 부정할 여지가 없었다. 그녀는 조금 전 오늘 이 기회를 빌려 경주에 발을 붙일 생각이었다. 그리고 자신을 줄곧 깔보던 진상철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진기풍이 영원히 자신의 편에 서도록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그동안 내 이름을 이용해 밖에서 온갖 짓을 벌이고 다녔지? 내가 모를 것 같았어?” 진기풍은 그렇게 말하면서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예전에는 젊고 단순해서 너 같은 여자 하나 때문에 할아버지를 화나게 했었지. 네가 나한테 바란 건 돈이겠지? 그건 이해해 줄 수 있어. 하지만 나와 우리 할아버지를 이간질하고, 우리 할아버지를 진씨 일가에서 내쫓으려고 한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 하하, 정말 우습네. 어떻게 감히 그런 생각을 한 거야? 신유정, 그렇게 해외가 좋으면 다시 해외로 돌아가.” “네 해외에 있는 남편 계속 널 찾고 있더라.” 진기풍은 천천히 말했다. “내가 연락해 뒀어.” 신유정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 그녀는 단 한 번도 진기풍이 자신을 이렇게 대할 줄은 몰랐다. 그는 그녀를 사랑해서 진씨 일가의 후계자 자리까지 포기하려고 했었는데 말이다. ‘안 돼! 다시 해외로 돌아갈 수는 없어!’ “기풍 씨, 내가 잘못했어. 제발 부탁이야. 난 그냥 삶이 너무 고달파서 돈이 조금 필요했을 뿐이야.” 진기풍은 시선을 내려뜨렸다. “돈이 필요해서 우리 진씨 일가를 망하게 하려고 한 거야? 참나, 재밌네. 그런 생각들은 네 남편에게나 얘기해.” “너! 진기풍! 어떻게 나한테 이렇게 잔인할 수 있어?” 신유정은 하이힐을 신고 말했다. “날 평생 지켜줄 거라고 했었잖아!” 진기풍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 전제는 우리 가족을 해친 적이 없을 때지.” 겨우 신유정 하나 때문에 할아버지가 잘못되었을 수도 있고 동생들이 전부 비참하게 죽을 뻔했을 뿐만 아니라 진씨 일가가 일본인 손에 넘어갈 수도 있었다는 생각만 하면 진기풍은 자신과 상대를 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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