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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댓글 창은 이미 강서윤을 응원하는 메시지로 가득했다. “제가 잘못했어요... 진짜 사람 잘못 봤네요. 제 무릎 받아주세요!” “강 회장님, 혹시 여동생 하나 더 필요하세요? 제가 할게요.” “전... 새엄마 해도 됩니다!” “가족 아니어도 돼요. 구두 닦아드릴게요. 월급도 필요 없고 그냥 조각 다이아몬드 하나만 던져 주세요!” ... 그 시각 본인은 전혀 이미지 따위 신경도 안 쓰며 소파에 다리를 꼬고 누워 있었고 손에는 경제 전문지를 한 장 펴 든 채 읽고 있었다. 옆 탁자에는 핫한 인플루언서들이 마시는 코카콜라 한 병이 꽂혀 있었고 빨대 하나가 입에 쏙 들어가 있었다. 배진우가 옆에서 말했다. “지금 온 인터넷이 대표님 태그 걸고 난리예요. 뭐라도 한 마디 올려야 되는 거 아닌가요?” “트위터? 아, 맞네.” 강서윤은 무심하게 콜라를 한 모금 마신 뒤 핸드폰을 들어 게시물 하나를 올렸다. 배진우는 궁금해서 곧장 확인했다가 얼굴이 굳어버렸다. 그녀의 타임라인에는 조용히 이런 한 줄만 올라와 있었다. [정시후, 오늘 똥 먹방은 했어?] ‘똥 먹방 했냐니.’ ‘이 타이밍에 팬 유입도 이슈 활용도 없이 그냥 이걸 올리다니. 대체 정시후의 똥 먹방에 얼마나 진심인 거야.’ 그녀한테 괜한 기대는 금물이었고 배진우는 화제를 바꾸기로 했다. “대표님, 댁에서 전화 왔었어요. 아버님이 잠깐 들르라 하시던데요?” “구경할 만한 쇼가 열리는데 안 갈 수 없지.” 강서윤은 아름답게 웃었다. 강씨 가문의 대저택. 거실에 일가가 모여 있었다. 강호석은 분노에 찬 채 테이블을 내리쳤다. “강소미, 네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어. 네가 우리 강씨 가문의 손녀딸인데 감히 다이아몬드 왕자를 유혹하려 들다니! 내가 이제 무슨 낯으로 사람들 앞에 나서란 말이냐. 지금 온 세상이 우리 집안을 조롱하고 있어.” 강소미는 억울한 듯 소리쳤다. “할아버지, 이건 다 강서윤 때문이에요. 걔가 힐러리 그룹 회장이라면서 왜 미리 말 안 해준 거죠? 왜 제가 기자회견 여는 걸 보고도 말리지 않은 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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