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0화
멍하니 있다가 유지민의 손끝이 무심코 핸드폰 화면을 건드렸다.
무심결에 강인혁에게 보낸 건 평소 서윤아랑 장난칠 때 쓰던 이모티콘이었다.
순간 정신을 차리고 화면을 확인한 유지민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잘 씻고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유지민은 깜짝 놀라서 얼른 메시지를 지우려 했지만 강인혁의 답장이 이미 와 있었다.
그도 작은 의자를 끌고 와서 얌전히 앉아 있는 이모티콘으로 답을 대신했다.
유지민은 화면을 위로 쭉쭉 밀며 대화 내용을 다시 살폈다.
‘인혁 씨 평소 이모티콘 안 쓰던 사람이잖아... 내 문자 보고 당황해서 분위기 맞추려고 일부러 찾아서 보낸 거겠지?’
이렇듯 섬세하게 배려하는 강인혁이 생각나 유지민은 입술을 꾹 깨물며 한참을 망설이다가 용기 내서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저녁 시간 괜찮아요? 밥이나 같이 먹을까요? 내가 살게요.]
전송 버튼을 누르고 난 뒤 유지민은 다시 하번 자신이 쓴 문장을 읽었다.
‘너무 딱딱하고 어색해... 인혁 씨가 이걸 보면 이상하게 생각하진 않겠지?’
그 순간 화면에 입력 중이라는 표시가 뜨자 유지민은 저도 모르게 긴장하며 눈도 못 떼고 화면을 응시했다.
강인혁은 바로 답장했다.
[괜찮아, 지민아. 요즘 일 바쁘잖아. 일 다 끝나면 그때 천천히 먹어도 돼.]
유지민은 숨을 들이마셨다.
‘지금 나 거절당한 건가?’
고개를 숙인 그녀의 눈동자에는 자책감이 서려 있었다.
‘며칠 동안 신경 못 써줬다고 삐진 걸까?’
며칠째 일에만 매달리느라 대화 한마디 제대로 못 했던 건 사실이었다.
혼란스러운 마음에 그녀는 바로 서윤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내가 며칠 동안 신경 제대로 못 써줬다고 인혁 씨가 정말 삐진 거면 어떡해?]
유지민의 문자를 받자마자 서윤아의 전화가 걸려 왔다.
그녀가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전화기 너머 호통한 서윤아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지민아, 드디어 상황의 심각성을 눈치챈 거야? 아니면 강인혁 반응 떠보려고 했다가 진짜 삐진 것 같아서 놀란 거야?”
유지민은 얼굴이 빨개져서 더듬거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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