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8화

방석형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다가와 곧바로 강인혁 옆에 털썩 앉았다. “형, 무슨 일 있어? 안색이 왜 이렇게 어두워? 혹시 뒷마당에 불이라도 난 거야?”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강인혁의 싸늘한 시선이 날카롭게 꽂혔다. 마치 사람을 벼랑 끝에 몰아넣는 듯한 날 선 눈빛이었다. 지민재가 옆에서 방석형의 뒤통수를 탁 때렸다. “야, 말 좀 가려서 해. 형수님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데. 바람피울 일은 없어.” “그런 문제가 아니라면 둘 사이가 요즘 좀 삐걱거리나 보네?” 지민재가 미간을 찌푸렸다. ‘이 자식 왜 이렇게 눈치가 없지?’ 강인혁은 말없이 술잔을 들었고 그 눈빛 속엔 도무지 알 수 없는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어떻게 해야 지민이랑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 방석형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자면 되지. 그보다 더 친밀해질 방법이 있어?” 강인혁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딴 소리 할 거면 입 다물어.” 방석형은 뒤늦게 상황을 파악했는지 표정을 정리하며 진지하게 물었다. “형, 말이 좀 애매해서 그런데 가까워지고 싶다는 게 어떤 의미야?” “우린 사이도 좋고 꽤 가까워. 하지만 항상 뭔가 하나가 가로막고 있는 느낌이야. 친구 이상, 연인 이하인 느낌이랄까?” 두 사람은 그 선을 넘은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했다. 무엇보다 둘 중 누구도 계약 결혼에 관해 이야기를 먼저 꺼내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두 사람의 관계는 몹시 위태롭고 불안정했다. 어느 날 유지민이 떠나겠다고 하면 그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보내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방석형은 턱을 문지르며 말했다. “이해했어. 형은 그냥 형수님이 형을 좋아하는지 알고 싶은 거네.” 정곡을 찔린 말이었다. 고개를 들어 방석형을 쳐다보는 강인혁의 눈빛이 깊어졌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지민이 마음을 알 수 있을까?” 방석형은 갑자기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거야 쉽지. 약간의 위기감을 줘서 형수님이 질투하는지 보면 딱 알 수 있지.” 강인혁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