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화
유지민의 눈꼬리가 살짝 떨렸다. 황문려가 무언가 준비하고 온 걸 알았지만, 이렇게 마주 앉은 이상 숨길 필요도 없었다.
“숙모님, 할 말 있으면 직접 하시죠.”
황문려는 이제서야 어젯밤 남편에게 들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저께 그린 빌라에서 열린 모임에서 유지민을 봤을 땐 그냥 강인혁의 여자친구인 줄 알았다.
그런데 다음 날 강인혁이 부모님께 이미 결혼했다고 선언해버린 것이다.
김현경은 아들과 유지민의 결혼을 어떻게 서두르나 고민하던 참이었는데, 어느새 결혼 증명서가 눈앞에 덜컥 놓여버렸다.
게다가 결혼한 지 벌써 3년째라니.
김현경은 깜짝 놀랐지만 친척들에게 결혼한 지 오래되었다고 말할 순 없었다. 그저 두 사람이 이미 결혼했다고 알리며, 이제라도 친척들이 유지민을 들먹이며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걸 막으려 했다.
황문려는 강인혁이 갑작스럽게 결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속으로 위기감을 느꼈다.
‘내 아들은 아직 결혼도 못 했는데 강인혁이 먼저 초고속결혼을 해?'
그래서 그녀는 직접 이 여자를 만나보기로 했다. 대체 무슨 수를 써서 강인혁을 홀렸는지 궁금했다.
황문려는 겉으로는 살짝 비꼬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민아, 내가 형님께 듣기로는 너와 인혁이가 결혼했다면서? 요즘 젊은것들은 충동적으로 일을 저지르고 결과는 생각도 안 한다니깐.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결혼 다니, 후회할까 봐 걱정되지도 않아? 결혼은 쉽지만 이혼은 어려워. 이혼하면 넌 이혼녀 딱지가 붙는 거야.”
유지민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입가에 비웃음을 흘렸다.
‘감성 지수가 어떻게 이렇게나 낮을 수가 있어? 첫마디부터 이혼 운운하다니.'
그녀는 주저 없이 답했다.
“숙모님 걱정하지 말아요. 저와 강인혁은 이혼하지 않을 거예요.”
“말을 너무 자신 있게 하면 나중에 망신당하기에 십상이란다. 그런데 너와 강인혁은 어떻게 알게 됐어?”
유지민은 인내심이 바닥났다.
“첫눈에 반했어요.”
하지만 이건 어느 정도 사실이었다.
당시 바에서 취한 유지민은 강인혁을 처음 보고서 시선을 뗄 수 없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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