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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장

시간을 더 끌다가는 날이 어두워질 것이다. 진태현은 잠시 생각하더니 어쩔 수 없이 이사라의 시신을 내려놓았다. “사라야. 우리 그래도 부부사이였잖아. 나중에 다시 와서 너를 묻어줄게.” 진태현은 암초를 올라 윤소정, 이설아, 주원영과 합류했다. 캠프에 도착했을 때 날은 이미 어두워졌다. 고하늬와 백지은은 캠프 밖에서 진태현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동굴 입구에는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그 불을 보자 진태현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오늘의 피로와 무거운 마음도 모두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 이런 따뜻함은 그가 바라던 가족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었다. 고하늬는 진태현을 보고 기뻐했지만 윤소정, 이설아 와 주원영도 그와 함께인 것을 보고 얼굴색이 다시 어두워졌다. 그리고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봤다. “태현 씨, 저 사람들은 왜 여기에 데려왔어요?” 진태현은 고하늬가 그녀들을 거부하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 다급하게 설명했다. “힘을 모으는 사람이 많으면 좋잖아요. 각자 최선을 다하면 우리는 무인도에서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이제부터 이 사람들도 여기서 지낼 거예요. 우리는 한 가족이라고요.” ‘태현 씨는 하루에 생선을 몇 마리 잡지 못하잖아. 겨우 세 명을 먹일 수 있었는데 이제 세 명이 더 늘어나면 나와 지은 씨의 몫이 줄어들지 않을까?’ 그 생각에 고하늬는 마음이 몹시 불편해졌다. 이윽고 윤소정 세 사람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이상해졌다. “동굴에 여자 다섯 명이나 있는데 태현 씨 정말 감당할 수 있겠어요?” 진태현은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웃으며 고하늬의 손을 잡고 비위를 맞추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감당 못할 게 뭐가 있어요? 황제도 후궁이 그렇게 많은데 감당했잖아요. 나 진태현이 감당 못할 리가 없죠. 미인 다섯 명이 더 있다고 해도 난 괜찮아요. 걱정 마요. 하늬 씨 먼저 만족시켜 줄 테니까.” 고하늬는 어이가 없어 경멸이 깃든 눈빛으로 진태현을 쳐다봤다. “누가 그걸 얘기했어요? 정말 더럽네요.” 백지은도 윤소정 세 사람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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