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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장

“그럴 리가요? 저도 정신적으로 의지할 구석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안 그래 보이는데요, 정 교수.” “가끔은 정신적으로 의지할 구석도 필요한 법이죠. 안 그러면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다 보면 텅 빈 허무를 느끼기 십상이죠. 하늘이 인간에게 재능을 부여한 건 아마도 그 사람이 남달라서 무언가를 이루어 낼 거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부부 둘의 대화는 아주 홀가분했고 즐거웠다. 이것이 결혼을 한 뒤 처음으로 상대를 깊이 알아가는 속 시원한 기분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의식하지 않으니 평소의 어색함이나 딱딱함은 없었다…. 마치 오랜만에 다시 만난 옛친구 같았다. 지금의 대화도 그저 과거의 경력들을 되짚어 보는 정도에 불과했다. …… 링거는 한 시간 넘게 이어졌다. 그 뒤에는 다른 예방주사를 맞았다. 간호사가 바늘을 뽑고 약을 가져왔을 때쯤 바깥의 빗줄기는 촘촘해졌고 바람도 몹시 차가웠다. 주민환의 휴대폰이 또다시 울렸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보다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 모습을 본 정지연은 그에게 말했다. “저 이제 괜찮으니까 바쁘시면 볼일 보러 가세요. 저 혼자 집에 갈 수….” 그러나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이미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더니 그녀를 안아 들었다. 정지연은 순간 불편해져 버둥거렸다. “괜찮아요. 내려주세요, 혼자 걸을 수 있어요….” 그녀는 그 어떤 남자와도 이렇게 가깝게 지낸 적이 없어 몹시 불편해져 본능적인 거부감이 느껴졌다. “정말로 이렇게 나갈 겁니까?” 주민환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시선이 정지연의 발로 향했다. 정지연은 그제야 자신이 있고 있던 신발이 더러워져 지금은 맨발이라는 걸 알아챘다…. “저… 맨발로….” “발이 꽤 예쁜데, 아깝지 않겠어요?” “당신….”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민환은 이미 그녀의 가방을 챙겨 들고 간단하게 그녀를 안고 밖으로 나갔다. 주민환에게서 풍기는 옅은 차가운 향기가 유난히 선명하게 그녀를 뒤덮었다. 이런 감각은 너무 낯설어 정지연은 무의식적으로 굳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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