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장

이렇게 된 이상, 문유설뿐만 아니라 문씨 가문까지, 심지어는 온 연예계에 마저 피바람이 불지 몰랐다. 주민환같이 정책에 빠른 거물은 이런 풍향에 대한 반응이 아주 발랐다. 연예계에 이런 일들은 너무 많았다. 위쪽에서 관리하는 사람들도 진작부터 정리할 기회를 찾고 있었다. 이 일이 도화선이 된다면 보통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었다. 물론, 이 기회를 잡지 않는다고 해도 그들에게 이제 일을 할 때가 됐다고 알릴 수는 잇었다. “그래요, 걱정마요. 제가 처리할게요.” 대답을 한 주민환은 정지연이 계속해서 고개를 숙여 책을 보고 있자 아예 손을 뻗어 책을 닫고는 반박할 수없이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지금은 쉬는 게 최선이에요. 눈에 그렇게 큰 자극을 받아놓고, 앞으로 눈 없이 살고 싶어요?” 정지연은 불편한 눈을 깜빡이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내일 오후에 수업이 있어요. 이제 막 이수 받은 과정이라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수업 퀄리티가 떨어져요.” “며칠 병가 내요.” “안 돼요. 일정이 꽉 차 있어요. 며칠 뒤에는 장성 그룹 시찰도 가야 하고 돌아오면 학생들의 졸업 논문 변론도 준비해야 해요. 병가 낸다고 해도 보충할 시간 없어요.” “그럼 내일 아침에 다시 봐요. 러닝 하루 빼도 되잖아요. 내일 하루 종일 비가 올지도 몰라요.” 정지연은 책을 훑어보고 있는 주민환을 보다 결국 타협했다. “좋아요. 이 날씨는 확실히 러닝 뛰기엔 적합하지 않네요.” 주민환은 손안의 책을 집중해서 읽었다. 이 여자의 예쁜 글씨체를 감상하는 것 외에도 그녀의 독특한 필기에 흥미가 돋았다. 분명 아주 어렵고 복잡하던 물리 공식이나 현상 설명이 그녀의 필기를 보면 훨씬 간단한 사고로 이해할 수 있었다. 심지어 그같이 공부를 손 놓은 지 몇 년이나 된 사람도 조금만 공을 들여서 이해를 하면 필기를 알아볼 수가 있었다. “요즘 전공 교재들 다 이렇게 어렵습니까? 이 지식 점들, 제가 다닐 땐 연구생의 수업 범위였던 것 같은데요.” 주민환의 기억력도 나쁘지 않았다. 당시에 A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