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화
“...”
강서우는 여전히 미동도 없었다.
이 집안의 가혹한 규율을 어린 시절부터 수없이 겪어왔는데 그때도 두렵지 않았고 지금은 더더욱 두렵지 않았다.
강준하는 그녀의 완고한 태도에 화가 치밀어 손을 높이 들었다.
강채윤은 잔뜩 들뜬 눈빛으로 지켜보며 속으로 외쳤다.
‘죽도록 때려버려! 저 불효막심한 사람을.’
강서우는 차가운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며 손에서 법도를 빼앗아 내던지고 나가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의 눈앞으로 한 사람이 빠르게 뛰어들었다.
“탁!”
박민재가 강서우 대신 매를 맞아버렸다.
“너...”
강서우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박민재는 여전히 그녀를 보호하듯 앞에 서 있었다.
그는 센 고통에 이마에 땀이 맺히면서도 단 한마디를 내뱉었다.
“괜찮아?”
그 짧은 네 글자가, 과거의 기억들과 겹쳤다.
과거 그녀가 서경시를 떠나 구름시로 도망칠 때, 수많은 방해 속에서 박민재가 그녀를 붙잡고 했던 말.
“괜찮아?”
미래 그룹 창립 초기, 술자리에서 박민재를 대신해 술을 마시다 위출혈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을 때, 그가 뒤늦게 와서 던진 말도 똑같았다.
“괜찮아?”
그때 그는 그녀가 다음 술자리에 나서는 걸 막지도 않았다.
마치 저 한마디면 강서우가 겪은 모든 고통이 지워질 수 있기라도 한 것처럼.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더는 누구도 자신을 대신해 맞을 필요 없었고 그녀는 충분히 스스로 반격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박민재는 또다시 강서우 대신 매를 맞았다.
그렇다면, 과거의 모든 상처가 이렇게 한순간에 사라지는 걸까?
강서우는 문득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그것은 감사의 뜻이 아닌, 싸늘하게 식은 헛웃음이었다.
“강준하 씨, 당신께 정말 능력이 있다면 그냥 절 죽여 보세요. 어차피 당신은 박민재가 아직 절 잊지 못한다는 걸 이용해서 저를 팔아넘기려는 거잖아요? 당신은 당신 방식대로 팔아보려 하고 전 제 방식대로 거부할 겁니다. 누가 이기나 보자고요.”
강준하는 속내를 완벽히 들킨 채 무릎을 부여잡고 있었다. 그러나 분노가 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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