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화
이재석은 강서우의 능청스러운 태도에 결국 넘어가 버렸고 어쩔 수 없다는 듯 이마를 톡톡 두드리며 계속 말했다.
“마당에 꽃이 많아지길 기대하고 있는데 너까지 세빈이랑 짜고 할아버지를 속이면 어쩌려고? 어디 두고 보자.”
“다 할아버님 말씀대로 하죠.”
강서우는 화내기는커녕 오히려 싱긋 웃으며 더 다가가 할아버지의 환심을 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재석은 연신 웃음을 터뜨렸고 그 모습을 본 문석천은 입을 떡 벌렸다.
이 집안의 어르신은 쉽게 마음을 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 강서우는 그냥 달콤한 말과 애교 몇 마디로 이렇게 사람을 단번에 사로잡아 버린 건가?
“이게 바로 사모님의 클래스인가요.”
“꽃이나 주문하시죠.”
이세빈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며 문석천에게 지시했지만 정작 단 한 번도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
문석천은 속으로 혀를 끌끌 차면서도 지시에 재빨리 움직였고 거실에는 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 찼다.
조금 시간이 흐르자 강서우는 슬슬 어르신이 배고프지 않을까 걱정되어 주방에 가보려고 했다.
그런데 이재석이 그녀를 붙잡았다.
“잠깐 와 보거라.”
“저 먼저 주방에 좀 다녀올게요. 회장님께서 요양 중이신데 식사 거르시면 안 되잖아요.”
하지만 강서우는 단호하게 말했다. 말로야 어르신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어도 정작 챙겨야 할 일은 허투루 할 수 없었다.
그녀의 태도에 이재석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는 강서우를 옆으로 앉히고 주머니에서 자그마한 비단 상자를 꺼내 그녀에게 내밀었다.
“이건 세빈이 할머니가 남긴 유품이다. 우리 집안 대대로 내려온 거지.”
강서우가 상자를 열어보니 다소 오래된 듯 보이긴 했지만 금과 비취는 변하지 않는 법. 정교한 세공이 더해져 그 가치는 더욱 빛나고 있었다. 게다가 이세빈의 할머니가 남긴 유품이라니 가치가 어마어마하다.
“안타깝게도 세빈이가 결혼하는 걸 보지 못하고 너무 일찍 떠났어. 원래라면 진작 네게 줬어야 하는데 내가 조금 더 보고 싶어서 이렇게 미뤄졌다. 하지만 이제는 원래 주인에게 돌아가야 할 때다.”
이재석은 상자를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