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문석천이 운전석에 올라 시동을 걸자 이세빈이 먼저 입을 열었다.
“뭐 하느라 그렇게 오래 걸렸습니까?”
문석척은 운전대를 단단히 잡고 백미러 너머로 강서우를 흘깃 바라보았다.
“강씨 그룹과 박씨 그룹이 협력을 앞두고 마찰이 있었습니다.”
“강씨 집안은 모든 책임을 강서우 씨에게 떠넘겼습니다. 게다가 성격이 고집스러우면 차라리 강씨 그룹에서 나가라며 서우 씨와 서우 씨 어머니께서 회사에 쌓아온 공로를 완전히 지우려 하고 있더군요.”
“게다가 박씨 집안 사람이 아직 살아 있는데도 강씨 집안은 벌써부터 강서우 씨를 감옥에 넣어 강씨 그룹의 명예를 지키겠다고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문석천은 비웃듯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갔다.
“마치 강씨 그룹에 그럴듯한 명예라도 있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다들 알잖습니까? 제국은 없지만 황제 병에 걸린 사람은 있다는걸.”
강서우는 문석천의 말에 속이 다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자기 입으로 할 땐 답답했는데, 이렇게 남이 강씨 집안을 욕해 주니 어찌나 시원한지.
무엇보다 문석천이 이렇게까지 가감 없이 말해 줄 줄은 몰랐다.
이세빈은 그의 말을 다 들은 뒤, 눈빛이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
“강씨 집안이 점점 대담해지는군.”
그러자 강서우가 자연스럽게 맞장구를 쳤다.
“그 유송아라는 여자는 목숨을 엄청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에요. 그러니 제가 감옥에 갈 일은 절대 없어요.”
그러면서 문득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지나가는 풍경이 왠지 낯익었다.
“응? 저희 시내를 벗어나고 있는데요?”
강서우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아한 눈길로 이세빈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커다란 눈망울이 곧장 그의 시야에 들어오자 강서우의 모습에 이세빈은 본능적으로 손가락을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괜히 태연한 척하며 기침을 두 번 했다.
“할아버지가 널 보고 싶어 하셨어.”
“아, 그래서 그랬구나.”
그제야 강서우는 모든 것을 깨달았다.
문석천이 일부러 자신을 찾은 것도, 결국은 이재석의 바람을 들어주면서 겸사겸사 자기 문제까지 해결해 준 셈이었다.
차는 산길을 돌아 들어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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