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화

“강서우, 오늘 병원에 가서 유송아 양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당장 강씨 그룹 내에서 네 모든 직책을 박탈하겠다. 네가 내 친딸이라 해도 고객을 해하려 한 건 용서할 수 없는 일이지. 심지어 경찰에 신고해 널 잡아가게 할 수도 있어!” 강서우는 경찰에 신고당하는 게 전혀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진실을 밝히고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강씨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해임된다는 것, 그건 그녀가 회사를 떠나 따로 새롭게 사업을 일구고 이후 충분히 성장한 뒤 강씨 그룹을 되찾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렇지만 왜 스스로 조작극을 벌인 광대에게 사과해야 한단 말인가? 강서우는 입술을 꾹 다물고 고민에 빠졌다. 그 모습을 본 강채윤은 자신이 우세한 입장이라고 여긴 듯, 턱을 살짝 들어 올리며 도발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는 원래 고집이 세잖아? 어떻게 전 남자 친구의 새 여자한테 머리를 숙이겠어? 차라리 스스로 회사를 나가...”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서우의 냉랭한 시선을 느꼈다. 그 순간, 강채윤은 목이 꽉 막힌 듯 말문이 닫혔다. ‘너무 무서워.’ 그때, 밖에서 누군가가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방 안에 있던 세 사람이 동시에 돌아보자 문을 밀고 들어온 이는 바로 문석천이었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사모님을 모시러 왔습니다. 셋째 도련님과 함께 식사하러 가시죠.” “식사요?” 강채윤은 겨우 잡은 강서우의 약점을 이렇게 쉽게 놓칠 수 없었다. 그래서 문석천이 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언니 오늘 사람을 죽일 뻔했다고요. 근데 무슨 자격으로 회사를 나가 아무렇지 않게 밥을 먹어요? 차라리 살인 미수로 감옥에 가는 게 낫겠죠!” 날뛰는 강채윤을 보던 문석천의 눈빛이 점점 싸늘하게 식었다. “방금 하신 말씀, 그대로 도련님께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이어 이런 말을 덧붙였다. “그러나 신고도, 기소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모님은 여전히 합법적인 시민이며 누구에게도 감금당할 이유가 없습니다. 가족이라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