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화
강채윤은 그녀의 행동에 순간적으로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러더니 더 이상 말도 못 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황급히 밖으로 뛰쳐나갔다.
“언니, 정말 신고하려고 한 거야? 알았어, 나갈게. 나가면 되잖아. 다시는 안 올 거야!”
쾅!
문이 거칠게 닫혔다.
강서우는 아직 전화를 들고 있었는데 수화기 너머에서 방유나의 의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강수아는 피식 웃으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겁쟁이 하나가 겁먹고 줄행랑쳤어요.”
강채윤은 경찰 목소리와 방유나의 목소리도 구분하지 못하고 겁에 질려 도망쳤다. 그 정도면 충분히 겁쟁이라 할만했다.
그녀는 방유나와 다시 업무적인 이야기를 이어갔다.
점심시간, 식사를 하기 위해 엘리베이터 앞까지 갔을 때 방유나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박씨 그룹에서 보낸 비서가 지금 당장 수아 씨를 만나고 싶어 합니다. 강채윤 씨가 이미 허락했으니 박민재 씨도 곧 도착할 겁니다. 윗선에서 접견을 허락한 상황이고요.”
이건 분명히 강채윤과 강준하가 나서서 멋대로 결정한 일이었다.
정말 쓸데없는 참견이지 않은가?
하지만 이미 허락된 이상, 강씨 그룹의 매니저로서 상대를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강수아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잠시 기다렸지만, 뜻밖에도 옆 계단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수아 씨, 저예요.”
고개를 돌려보니 유송아가 다소 가벼워 보이는 색감의 원피스를 입고 서 있었다.
그녀의 모습은 오늘따라 유난히 청초하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유송아 씨? 박씨 그룹에 당신이 비서로 있는 줄은 몰랐네요.”
그 말에 유송아는 입꼬리를 올리며 만족스럽다는 듯 웃었다.
“민재 씨는 어디를 가든 저와 함께해요. 직책 같은 건 중요하지 않죠. 제 한마디면 되는 일이니까.”
그리고는 강수아를 훑어보며 비아냥거리듯 속삭였다.
“그보다 언니야말로 이세빈 씨 같은 사람을 꼬셔 결국 남의 관계를 망치는 여자가 된 거 아닌가요?”
“한때 그렇게 잘난 척하며 도도하던 언니가 결국은 바닥까지 떨어졌네요. 민재 씨를 잃고 나서 이제는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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