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화
강서우는 대화에 지쳐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
빈 잔을 웨이터의 쟁반 위에 올려놓고는 새 잔을 집지 않았다. 두 손이 빈 상태, 이건 바로 더 이상 사람들과 어울릴 생각이 없다는 뜻이었다.
조용한 구석을 찾아 쉬려던 순간 이석민이 갑자기 나타나 길을 막아섰다.
그는 와인 한 잔을 건네며 강서우에게 말했다.
“이석민이라고 합니다. 잠시 저와 이야기 나누시겠습니까?”
“전 쉬고 싶어요.”
강서우는 여전히 목소리를 낮게 깔고 인내심을 갖고 그와 대화를 이어갔다.
사실 이석민은 처음부터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한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건들거리며 길을 가로막았고 강서우의 답을 들었음에도 한 발 옆으로 움직이며 다시 길을 막았다.
그러자 불쾌해진 강서우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는데 기분이 썩 좋지 않아 보였다.
“여기 예쁜 아가씨들 많잖아요. 왜 저를 붙잡고 있는 거죠?”
“당신과 닮은 사람이 있어서요.”
이석민은 천천히 강서우를 훑어보았지만 몸매만 비슷할 뿐 목소리는 달랐다.
그는 아직도 생각에 잠긴 듯했다.
강서우는 손끝에 힘을 주었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시니컬한 미소를 지었다.
“설마... 당신 어머니랑 닮았다는 거예요? 들은 적 없어요? 반항적인 남자애들은 대개 심한 마마보이 기질이 있다던데.”
“아닙니다. 당신은 그 여자와는 다르군요.”
강서우에게는 악의가 없어 보였지만 이석민이 찾는 여자는 입만 열면 독설을 퍼붓는 사람이었다.
그는 남들이 자신을 철없는 애 취급하는 걸 싫어했다. 그리고 방금 그녀의 말은 딱 그를 건드렸다.
그래서 흥미를 잃은 이석민은 곧바로 발길을 돌렸다.
그때 멀리서, 강채윤이 두 사람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는 눈앞의 여자가 강서우라는 걸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그저 이석민이 먼저 말을 걸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질투심이 불타올랐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지만 대답은 한결같았다.
“모르는 사람이에요. 동반자도 없었고 저희 같은 명문가 출신도 아닌 것 같은데... 대체 정체가 뭐죠?”
연회에 참석한 여성들은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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