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이세빈의 거실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서류들이 흩어져 있었다.
강서우가 집에 들어온 이후로 이세빈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 둘은 이상한 침묵에 빠지고 말았다.
문밖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다가 한참 후에 다시 조용해진 걸 보니 박민재와 유송아가 떠난 모양이다.
강서우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데 이세빈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많이 신경 쓰여요?”
“아니요.”
본능적으로 아니라는 말이 입에서 튀어나오긴 했지만 이세빈의 눈빛을 봐서는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 몰랐다.
두 사람이 눈이 마주치는 순간, 다시 한번 말이 없어졌다.
강서우는 이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이세빈이 다시 말을 꺼내지 않자 박민재와의 일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 아무 변명이나 대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재빠르게 집으로 돌아와 문에 기댔다.
‘세빈 씨가 왜 여기에 살고 있는 거지? 계속 집에 있었다면 박민재와의 대화를 모두 들은 거 아니야? 시끄러웠다면 그냥 박민재를 쫓아서 보냈으면 됐고. 박민재와의 관계가 궁금했다면 왜 하필 나서서 나를 도와주려고 했던 걸까?’
강서우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때 마침 방유나가 문자를 보내왔다.
“보성 그룹에서 내일 마저 이야기해 보자고 하는데 부사장님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정말 내 곁에서 떠나지를 않는구나.’
강서우는 고개를 숙여 박민재에게 잡힌 손자국을 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이 큰 프로젝트를 채윤이랑 아버지한테 던져줘요.”
강채윤은 강서우한테 프로젝트를 빼앗겨 손이 텅 빈 상태였다.
이 프로젝트를 던져주면 바로 빼앗으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강서우는 더 이상 박민재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
방유나는 순간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자료를 몇 개 보내주고는 이 일을 처리하러 갔다.
...
다음 날 아침.
강서우는 규칙적으로 일어나 세수하고 제시간에 출근했다.
집 문을 열었을 때, 마침 맞은편 문도 열렸다.
이세빈은 짙은 회색 정장에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머리는 깔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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