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옆에 있던 몇몇 친척들도 정신을 차렸다.
이씨 가문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부귀영화를 누리는 일이었다.
“서우야, 그게 무슨 소리니. 그렇게 좋은 일을 네 아빠가 마다할 리가 있어?”
“그래, 준하 자네도 이미 자식한테 한 약속을 어쩜 그렇게 쉽게 번복하나.”
“서우야, 오늘이 제일 좋을 것 같구나!”
체면을 중히 여기는 강씨 가문 사람들은 돈줄인 이세빈을 놓치면 파산하고 어디 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으니 강준하를 말리기 시작했다.
강준하와 임유연은 사람들 설득에 얼굴이 굳어졌고, 체면이 한껏 구겨진 상태로 강준하는 강서우를 매섭게 노려보며 손을 내저었다.
“들어가. 들여보내면 되잖아!”
“...”
임유연은 순식간에 얼굴이 잿빛으로 변했지만 사람들의 압박에 이를 악물고 속으로 꾹 삼킬 수밖에 없었다.
강서우는 그들을 무시한 채 어머니의 납골함을 들고 당당하게 사당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능력과 돈으로 치르는 일이니 강씨 가문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사당 밖에 서 있었다.
요란한 징과 북소리가 울려 퍼지고 대사가 경을 읊는 소리와 함께 강서우는 어머니의 납골함을 들고 한 걸음 한 걸음 사당으로 걸어 들어갔다.
눈시울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엄마가 그토록 원하던 일을 이 딸이 결국 해냈어요!’
강씨 가문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쳤으니 사당엔 당연히 엄마 이름이 있어야 했다.
옆에서 임유연의 눈빛엔 악랄한 기색이 역력했고, 강서우가 문턱을 넘으려는 순간 그녀는 재빨리 앞으로 나아가 상대를 막았다.
“잠깐!”
강서우의 걸음이 멈췄다.
뒤에서 종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승복을 입은 스님이 문 앞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좋지 않아, 불길해... 다른 날을 골라야 할 거야.”
“저건 대사님이잖아!”
누군가 외치는 소리에 사람들이 저마다 시선을 돌렸다.
강서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대체 어디서 온 스님이 염주 대신 종을 흔든단 말인가.
그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옆에서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입을 열었다.
“대사님께서 불길하다고 하셨으니 다른 날로 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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