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4화

“오빠.” 유송아는 놀라운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박민재는 그녀의 손을 힘껏 뿌리치면서 차가운 눈길로 쳐다보았다. “일은 신경 쓰지 말고 집에서 쉬라고 했잖아. 왜 내 말을 안 듣는 거야.” “미안해요. 오빠, 난 그냥 도움이 되고 싶어서 그랬는데 서우 언니가...” 강서우가 피식 웃으며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냥 말 몇 마디 한 걸 가지고 저한테 덮치려고 했잖아요. 송아 씨, 박 대표도 두 눈으로 다 봤는데 말 가려서 해요.” “그, 그냥 화가 나서 중심을 잡지 못한 것뿐이에요.” 유송아는 더 이상 박민재를 건드리지 못해 이를 꽉 깨문 채 고개 숙여 혼자 중얼거렸다. 중심을 잃은 건지, 아닌지는 딱 보면 알렸다. 강서우는 어이가 없어 대꾸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박민재가 그녀의 말을 믿고 걱정하는 표정으로 강서우를 쳐다보는 것이다. “강서우, 넌 어디 다친 데 없어?” 강서우는 더욱더 대꾸하고 싶지 않았다. “기획서 여기 있어. 난 이만 갈게.” 강서우는 바로 뒤돌아 떠났다. 뒤에서 강준하는 드디어 박민재의 태도를 알아차리고 서둘러 다가가서 억지웃음을 지었다. “박 대표, 서우가 요즘 일 때문에 바빠.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우리 둘이 앉아서 얘기하면 될 것 같아. 여자들 사이의 일에 우리 남자들이 끼어들기도 그렇잖아. 그런데 프로젝트가 잘돼서 번 돈으로 서우한테 선물을 주면 좋아할 거야.” 박민재는 강서우에게 선물로 달래라는 말에 마지못해 앉아서 일 얘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직원한테는 유송아를 집으로 돌려보내라고 했다. 유송아는 화가 나서 발을 구르며 혼자 중얼거렸다. “왜 강서우는 사업해도 되고, 나는 안 되는 거야? 내가 뭐 부족한 거 있다고.” “부족한 거 없어요.” 유송아는 뒤에서 강채윤의 목소리가 들려와 뒤돌아섰다. 강채윤은 강서우와 많이 닮았지만 눈빛이 차가운 것이 유송아와 더 닮은 것 같았다. 서로 생각이 통한 두 사람은 인적이 드문 곳으로 향했다. 강채윤이 말했다. “강서우도 운 좋은 것 빼고는 아무것도 없어요. 저희랑 같은 곳에 서 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