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2화

경매장 안의 공기가 갑자기 굳어버렸다. 이렇게 경험 많은 선배만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대놓고 사람을 조롱할 수 있었다. 물론 보성 그룹의 주가를 아는 사람들이 옆에서 말리기도 했다. “사생아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니잖아요. 선배님,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서로 자주 볼 사이인데.” “그러면 여자 등이나 처먹는 건 자기가 선택한 거 맞겠지?” 구석에서 누군가 한마디를 던졌다. 옆에 있던 배불뚝이 남자가 비웃으며 따라서 말했다. “선배님이 대놓고 말한 데도 이유가 있었어. 여자 등이나 처먹는 사생아는 우리와 같은 테이블에 앉을 자격이 없긴 하지.” “돈많은 아줌마들이 젊고 얼굴이 잘생긴 남자한테 끌릴 수밖에 없지. 하하.” 대화에 끼어드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점점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이건 엄연히 실례가 아니라 모욕이었다. 박민재는 주먹을 꽉 쥐고서 본능적으로 맞은편에 있는 강서우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이런 쓸데없는 얘기에 관심이 없는지 옆에 있는 방유나와 문서를 조용히 토론하고 있었다. 그녀는 항상 일에 몰두하는 스타일이었다. 박민재는 갑자기 강서우와 함께 창업하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는 늘 아버지 덕분에 고개를 쳐들고 다녔지만 강서우는 상황에 맞춰 고개를 숙일 줄도 알았고, 대단한 사람들 사이에서 작은 프로젝트를 따내기도 했다. 강서우가 그를 위해 해준 것들이 사업의 기초가 된 것이고, 강서우가 없으면 오늘날의 박민재도 없었다.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소리를 듣고도 그는 한마디도 반박하지 못했다. 조유림은 둘째 삼촌과 나란히 앉았다. 둘째 삼촌은 각 그룹의 자격을 살펴보면서 고개도 쳐들지 않고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강성 그룹과 보성 그룹은 부패하기 짝이 없는 그룹이야. 그런데 저 사람들이 저렇게 비웃어도 자질 면에서는 박씨 집안과 강씨 집안보다는 못해.” 조유림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 사람들의 조롱이 오히려 부잣집 사모님들의 가십보다는 재미없다고 느껴졌다. 둘째 삼촌 조민기는 조유림을 쳐다보다 또 강서우를 쳐다보았다. 그녀와 이세빈의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