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6화
“무대보다도 더 좋은 자리가 어디 있겠어.”
진연우는 강서우의 뒤에 서서 그녀가 입고있는 연한 골드색 드레스를 보면서 부드럽게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파마머리 해볼래?”
강서우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는 이미 스타일리스트를 불러왔다.
“스타일이 너무 평범해서 조명이 비추면 눈에 띄지도 않을 거예요. 얼굴이 되니까 잘 좀 부탁드릴게요.”
두 스타일리스트는 모두 신이 나 있었다.
잠시 후, 강서우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어깨 위에 드리워진 파마머리는 그녀의 작은 얼굴을 더욱 돋보이게 했고, 메이크업으로 이목구비를 더 강조해서 웃으면 마치 그림을 뚫고 나온 미인과도 같았다.
“어때?”
“너무 완벽해. 관객들한테 얼굴까지 보여주면 무조건 대스타가 될수 있을거야.”
진연우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서우는 고개돌려 거울 속에 비친 자기 모습을 바라보았다. 무대 메이크업을 받아본 지도 오래였다.
박민재와 함께 있는 시간 동안 많은 것을 잊고 산 느낌이었다.
바이올린을 켤 때 귓가에 들려오는 미세한 진동 소리, 피아노를 칠 때 손가락 끝에서 느껴오는 미세한 진동.
무대 드레스를 입고있는 지금, 다시 한번 그걸 느낄수 있어 안심되는 느낌이었다.
“아, 맞다. 네 요구대로 가면을 준비해 봤어.”
진연우가 가면을 건네자 강서우가 고맙다면서 가면으로 얼굴을 가렸다.
진연우는 그녀를 데리고 어두운 백스테이지를 지나 커튼으로 가려진 무대에 올랐다. 밝은 조명이 비추고, 강서우는 예전처럼 자리를 찾아 우아하게 앉았다.
“아, 배 아파.”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쳐다보았더니 저음부의 바이올리니스트가 갑자기 고통을 호소했다.
“후반부에만 저음부가 필요하니까 일단 내려갔다가 후반부에 다시 올라오세요.”
진연우의 차분한 대처에 사람들은 별로 신경 쓰지도 않았다.
커튼이 올라가고 음악이 시작되자 강서우는 무대 아래에 앉아있는 익숙한 사람들을 보면서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손가락을 움직이자 피아노 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점점 음악에 빠져들었다.
“보지 못한 피아니스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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