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화
강채윤은 주먹을 꽉 쥐고서 대놓고 그녀와 남자를 빼앗을 수 없어 구석에서 조용히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바로 이때, 한 중년 남성이 다가와 샴페인을 높이 들면서 물었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어요?”
“네.”
고개 들어 쳐다보았더니 나이는 최소한 두 바퀴 띠동갑으로 보이는 아저씨였고, 목에는 굵은 금목걸이, 손목에는 명품 시계를 하고 있었다. 벼락부자로 보이는 그는 얼굴이 발그레한 것이 약간 취한 듯했다.
상대방은 그녀를 한참 동안 뚫어져라 쳐다보다 갑자기 방 키를 건네면서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다.
강채윤은 그 남자가 수작 부리는 줄 알고 방 키를 버리려다 그가 이석민에게 곧장 가서 허리를 굽신거리며 뒤돌아 자기를 힐끔거리는 것을 발견했다.
‘응? 설마 이 방 키, 석민 씨가 준 건가? 저 사람은 그냥 심부름꾼이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석민이 정말로 그 남자의 시선을 따라서 자기를 쳐다보며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강채윤은 갑자기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나를 봤어! 저년이 옆에 있어서 나를 찾기 쉽지 않았던 거야. 그래서 직원한테 방 키를 대신 전해달라고 한 걸 거야.’
강채윤은 마치 기회를 잡은 것처럼 고개 숙여 방 키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
파티가 끝나고.
강서우는 이세빈을 찾아가 함께 떠나려고 했다.
이때 문석천이 문자를 보내왔다.
[서우 씨, 이따 대표님과 함께 입구에서 뵐게요.]
[네.]
강서우는 간단히 대답하고서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파티장 입구에 서 있는데 저 멀리 계단 밑에 있는 박민재가 보였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가운에 두 사람은 그렇게 한참동안 서로를 쳐다보았다.
박민재는 그녀한테 다가갈 용기가 없었다.
강서우가 시선을 거두려던 찰나, 갑자기 어깨가 무거워져 뒤돌아보았더니 이세번의 발그레해진 얼굴이 시선에 들어왔다. 평소에 차갑기만 하던 눈빛은 안개가 덮인 듯 흐릿하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잠깐사이, 강서우는 본능적으로 자기 품에 기대는 그를 부축했다.
이세빈의 키가 너무 커서 겨우 중심을 잡을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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