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화
‘내 남자’라는 세 글자 때문에 박민재는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차라리 강서우를 붙들고 묻고 싶었다.
‘어떻게 13년 동안의 감정을 이렇게 쉽게 잊어버릴 수 있어? 굳이 이세빈의 비밀애인이 되고 싶어?’
하지만 보성 그룹만 생각하면 이런 말을 입 밖에 내지 못했다.
‘이미 서우도 잃었는데... 어떻게 사랑 때문에 보성 그룹까지 잃을 수 있겠어.’
강서우는 기분 좋게 집으로 들어갔다.
이제 막 소파에 앉았는데 누군가한테서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다음 달에 서경시 공연이 있는데 곡을 써줄 수 있어?]
그 뒤에는 고양이가 귀엽게 애교를 부리는 이모티콘도 있었다.
강서우는 문자를 보낸 사람이 누군지 바로 생각났다.
진연우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악단의 책임자이자 작곡가,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다.
한동안 함께 작업했었는데 진연우는 잘난 척하지도 않고, 오히려 대부분 작곡가가 부러워하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두 사람은 죽이 척척 잘 맞아 곡 작업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진연우는 음악에 몰두하기로 했고, 강서우는 박민재와의 사랑을 택했었다.
진연우는 사랑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에 두 사람은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
이 시점에 문자를 보낸 것도 그녀가 서경시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옛정으로 강서우는 알겠다고 하고 두 사람이 예전에 자주 가던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
...
주말.
강서우는 카페에 먼저 도착해 있었다.
한때 학교 옆에 있던 작은 카페는 이제 세 층으로 꾸며진 고급 카페로 변신해 있었다. 인플루언서들도 자주 찾았으며 2층, 3층은 주로 유명인들과 부잣집 사모님들이 애프터눈 티를 마시는 곳이었다.
일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려고 강서우는 3층에서 가장 비싼 프라이빗 룸을 예약했다.
약속 시간이 다가오자 진연우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이네? 어떻게 점점 예뻐져. 이것이 바로 사랑의 힘인가? 쯧쯧.”
“일이 잘 풀리나 봐? 요즘은 어딜 가나 네 이름이 보여. 티켓 구하기도 힘들고, 얼굴 한번 보기도 힘드네. 정말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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