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재석의 눈빛도 차가워졌다.
그는 평생 아내만을 바라보고 진심을 다해 살아왔기에, 아내의 마음이 담긴 물건을 함부로 취급하는 꼴을 보니 화가 치밀어 오를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이런 선물은 받을 가치도 없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강준하는 다급히 말을 바꾸었다.
“이건 그런 물건이 아니에요. 정표 같은 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도자기예요! 서우야, 너는 네 어머니가 세상을 뜨고 나서 나를 많이 원망했잖니. 그러니 여기서도 나를 몰아세우고 싶었던 거겠지. 네 마음은 이해하지만 거짓말까지 하면서 사람을 몰아붙이면 안 되는 거야!”
강준하는 빨개진 눈으로 말했다.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상황이었다.
강서우는 치솟는 분노를 억누르며 도자기 중 하나를 들어 아랫부분을 보여 주었다. 거기에는 부부의 이름이 뚜렷하게 새겨져 있었다.
“준하, 아빠 이름 아니에요? 돌아가신 엄마가 왜 도자기 밑바닥에 아빠 이름을 새겼겠어요? 그만큼 아빠를 깊이 사랑했다는 의미 아닐까요? 그런데 지금 아빠는 이걸 아무 데나 팔아먹으면서 자세히 살펴볼 생각도 안 한 거예요?”
강서우는 간절히 호소하는 듯한 눈빛으로 강준하를 노려보았다.
밑면에 새겨진 준하라는 글자가 이렇게나 우습게 보일 날이 올 줄은 몰랐다.
강준하는 입을 뻐끔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임유연 역시 허둥지둥 변명을 꺼내려는 찰나 이재석이 냉담하게 말했다.
“강 대표는 고인이 된 아내를 사랑하지도 않았고, 이 도자기를 진심으로 선물할 뜻도 없었던 모양이군요. 우리 이씨 집안은 이런 식의 선물을 받을 필요가 없어요. 도로 가져가요.”
그 말과 함께 이재석은 눈길을 이세빈에게 돌렸다.
“서우가 속상해하는 게 안 보여? 어서 안으로 데리고 가서 좀 쉬게 해줘.”
이세빈은 옆에서 분노를 삭이고 있었다가 곧바로 강서우를 부축했다.
성미연도 이재석을 부축해 안으로 들어갔다.
홀로 남겨진 강준하 부부는 서로 눈길을 주고받으며 한껏 원망에 사로잡혔다.
‘모두 강서우 탓이야!’
어쨌든 이재석이 자리를 뜨자, 둘은 어떻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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