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화
정말 어이없는 소동이었다.
강서우는 유치한 백마 왕자 놀이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 곧장 이세빈 쪽으로 걸어갔다.
“많이 바빴어요?”
“발표 원고에 문제가 좀 생겨서.”
강서우 앞에서 이세빈의 눈 속에 담겨 있던 냉기는 서서히 사라졌다.
그는 넓은 어깨를 약간 움직여 그녀 쪽으로 바람막이처럼 섰고, 한 손을 들어 그녀 어깨에 닿을 듯 말 듯 살짝 감쌌다.
“휴식 시간이 거의 끝나가.”
“네. 2부에서는 세빈 씨가 무대에 오르는 걸 기대하고 있어요.”
그러다 곁눈으로 본 박민재는 유송아를 한쪽 팔로 감싸고 있으면서도 이쪽을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보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둘 다 가지려는 욕심이라니, 정말 불쾌하네.’
그 생각과 동시에, 강서우는 일부러 이세빈의 품 쪽으로 몸을 더 밀착했다.
이세빈은 순간 미세하게 굳었지만 곧 태연한 표정으로 그녀를 이끌고 회장 안으로 들어섰다.
두 사람은 나란히 1열에 앉았다.
이세빈의 옆에 있던 재계 인사가 낮은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대단한 아내분을 맞이했군요.”
이세빈은 티 나지 않게 흘깃 째려보았고, 그는 즉시 입을 다물었다.
강서우는 그들이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듣지 못했다. 그저 그도 이세빈과 비슷한 급의 인물이라 서로 아는 사이인 듯하다고 짐작할 뿐이었다.
곧이어 2부가 시작되었다.
이신 그룹의 대표로서, 이세빈은 무대로 올라가 발표를 시작했다. 객석은 이내 잠잠해졌고, 그의 목소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울려 퍼졌다.
“이번에 저희 이신 그룹에서 개발한 스마트 안경은 시각장애인들이 길과 차량을 식별하는 걸 돕고, 그 외 장애가 있는 분들도 간단한 연산 기능을 통해 도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보조해 줍니다...”
그의 설명은 차근차근 이어졌다.
장애인을 위한 지원부터 일반인의 정보 수신에 이르기까지, 기능은 무궁무진해 보였다.
무대 아래에서 강서우는 진지하게 발표를 들었다.
그가 장애를 가진 이들을 위한 기능을 하나씩 열거하고 미래에 다양한 보조기기와 연동되는 가능성을 제시할 때마다, 그녀는 자연스레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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