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화
이재석은 소파에 앉아 눈을 반쯤 감고 있었다. 마치 쉬고 있는 듯 보였지만 그의 표정은 알 수 없었다.
강서우는 본능적으로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옮겼다.
그녀가 가까이 다가가자 마치 강서우의 존재를 감지한 듯 이재석이 천천히 눈을 떴다.
세월을 머금은 깊은 눈동자가 아주 천천히 그녀에게로 향했다.
“서우야, 다친 곳은 없느냐?”
“네?”
강서우는 예상치 못한 이재석의 질문에 살짝 놀랐다.
그녀는 당연히 할아버지가 ‘불손한 태도’를 문제 삼아 꾸짖을 줄 알았다.
그런데, 가장 먼저 나온 말이 다친 곳이 없느냐는 걱정이었다.
강서우의 당황한 표정을 본 이재석의 눈빛이 점점 부드러워졌다.
“네가 네 아버지를 병원으로 보냈다는 말을 들었지. 하지만 먼저 상황부터 확인했다.”
“너희 아버지는 손님을 초대한 것도 본인의 선택이었다. 그런데 너와 미리 상의도 없이 무작정 네가 손님을 응대하길 기대했지.”
“그뿐만 아니라, 연회 자리에서 네가 버릇없다고 몰아세우며 공개적으로 가혹한 집안 법도를 내린 것, 그것도 잘못이야.”
“집안의 권위는 원래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그런데도 네 아버지는 오히려 외부인들에게 보이기 위해 너를 이용하려 했다. 그러니 잘못한 건 너희 아버지고 너는 잘못이 없다.”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였지만 이재석은 논리적으로 하나하나 정리해 주었다.
강서우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 말은 가장 자신을 싫어하는 임유연이 직접 전화를 걸어 할아버지에게 상황을 설명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임유연은 항상 강서우를 악의적으로 깎아내리고 사실을 왜곡해 모든 잘못을 그녀에게 뒤집어씌우려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석은 진실을 찾아냈고 그녀를 변호해 주었다.
순간 콧등이 시큰하고 코끝이 붉어졌다.
그때, 이재석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이리 와 보거라. 내가 직접 확인해 보겠다. 네 아버지가 널 어떻게 다치게 했는지.”
“전 괜찮아요.”
그녀는 조용히 대답하면서도 천천히 할아버지 곁으로 다가가 앉았다.
그리고는 마치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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