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29장
소항 회관 2층 888호 룸.
하현 일행이 럭셔리한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안에 있던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 십여 명이 쳐다보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화려하고 의기양양한 표정이었다.
여자들의 목에는 커다란 보석이 달려 있었고 남자들의 손목에는 금빛이 도는 커다란 시계가 걸쳐 있었다.
한 마디로 이 사람들한테서는 부귀하고 사치스러운 분위기가 풍겼고 낯선 사람에 대한 경시가 몸에 짙게 베어 있는 것 같았다.
설은아 일행이 들어서자 그들은 모두 그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사람들은 설은아를 보자마자 눈동자에 희미한 빛을 반짝였다.
머리를 매끈하게 뒤로 빗어 넘긴 젊고 유능한 남자들의 눈동자엔 설은아를 향한 음흉한 기운이 가득했다.
설은아 같은 미녀는 이곳 금정에서도 매우 드문 게 분명했다.
“설은아, 서기, 민아! 당신들 다 같이 왔네?”
그때 머리가 약간 벗겨진 남자가 싱긋 웃으며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의 용모는 잘생기지도 훤칠하지도 않았지만 온몸은 명품으로 뒤덮여 있었다.
얼굴에 기름기가 줄줄 흐르고 손가락에 커다란 금반지도 여러 개 끼어 있는 것으로 보아 졸부임이 분명했다.
“나박하, 옷차림이 어떻게 아직도 이래?! 이제 육지로 올라왔으면 물속에서 놀던 티는 벗어나야지!”
“좀 신경 써주면 안 돼?”
“우리 모임에 자꾸 이런 식으로 오면 우린 당신이 우리의 품위까지 떨어뜨린다고 생각할 거야!”
임민아는 차가운 눈길로 비아냥거리며 얼굴 가득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이 틈을 타 설은아는 하현을 향해 말했다.
“이 사람은 나박하야. 금정 토박이지. 원래는 그렇게 거물급은 아니었는데 쓰레기 분류 사업에 뛰어든 뒤로 수조원의 자산가가 되었어.”
“모두들 그를 두고 쓰레기 왕이라고 칭하지.”
“그런데 듣기로는 최근 금정 관청에서 자체적으로 이 사업을 처리하려고 해서 나박하의 사업이 자칫 도산할 수도 있다고 했어.”
하현이 이 말을 듣고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임민아가 왜 그렇게 무시하는 투로 그를 대했는지 그제야 알 것 같았다.
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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