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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3장

기묵비는 마치 아름다운 꿈에 빠진 것만 같았지만 눈앞에 있는 그녀의 모습은 분명 꿈이 아닌 현실임을 알고 있었다.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차올라 여자의 얼굴이 점점 흐릿하게 보였지만 그의 심장 박동은 매우 절제되어 있었다. “초요.” 기묵비가 나직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불렀다기보다는 떨림에 가까웠다. 지금 기묵비는 목소리뿐만 아니라 두 손마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팔을 들어 그녀를 만났던 처음처럼 그 아름답고 벅찬 얼굴을 만지려 했지만 손이 닿기도 전에 그녀는 갑자기 몸을 피했다. 여인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눈물 범벅이 된 채 얼떨떨한 표정을 하고 있는 기묵비를 쳐다보며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꼬마 아이를 안아 올렸다. “이 아저씨 알아?” 여인이 입을 열어 아이에게 물었고 기묵비의 손은 허공에 그대로 굳어 버렸다. 뛸 듯이 기뻐하던 그의 심장 박동이 순식간에 멈추는 듯했고 끝없이 밀려오는 찬 바람이 그의 숨결과 심장을 파고드는 것 같았다. “아저씨, 차. 위험해.” 남자아이는 작은 공을 가볍게 두드리며 입을 열어 말했다. “아저씨가 내 공 주웠어.” 꼬마 아이는 너무 어려서 한 가지 일을 완전하게 다 묘사하지는 못했지만 여자는 알아들었다. 꼬마를 안아든 그녀는 여전히 넋이 나간 모습을 하고 있는 기묵비에게 다가가 따뜻하고 예의 바른 미소를 지었다. “제 아이 공 주워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녀의 맑고 낭랑한 목소리가 기묵비의 귓가를 스쳐 지나갔다. 기억 속에 머물던 바로 그 목소리였다. “우리 이제 가자. 아빠 기다리시겠어.” “응.” 기묵비는 여자와 아이의 대화를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휙 몸을 돌려 멀어져 가는 아름다운 여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초요.” 그는 다시 한번 외쳐보았지만 여자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초요!” 기묵비가 단념하지 않고 다시 부르니 이번에는 여인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녀가 뒤돌아보았다. 부드럽게 아치를 이룬 유려한 그녀의 눈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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