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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3화

여름은 두 눈을 감더니 이 사이로 한 마디만 뱉었다. “가만두지 않을 거야.” 이후로 며칠 동안 여름과 앙우형은 매일 증거를 수집하느라 동분서주했다. ---- 눈깜짝할 사이에 화요일이 되었다. 양유진이 여름을 보러 왔을 때 여름의 눈에는 핏발이 가득하고 얼굴이 매우 야위어 있었다. 양유진은 마음이 아파서 어쩔 줄을 몰랐다. “내일 법정에 서야 하는데 증거는 좀 찾았습니까?” “네.” 여름은 피곤한 두 눈을 비볐다. “찾았어요. 가능성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승산이 있을지도 몰라요.” “오호…” 양유진의 눈이 의미심장하게 빛났다. “그게 뭐죠? 나도 궁금해지는데?” “일단은 비밀이에요. 내일이면 아시게 될 거예요.” 여름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승산이 높지는 않아요. 어쨌든… 한 번도 패소한 적이 없는 전설적인 최하준을 상대해야 하니까요. 내일은 판사에게 민관이의 무죄를 어필하기보다는 최하준을 설득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 같아요. 민관이가 모함을 당했다는 사실만 이해시킬 수 있다면 이길 수 있을 거예요.” “그건 모르죠.” 양유진이 “민관이가 모함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더라도 변호사 일생에 첫 패배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자존심 강한 사람이 잘못인 것을 알면서도 이기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지도 모릅니다.” 여름은 흠칫하더니 쓴웃음을 지었다. “그 말도 일리가 있네요. 최하준 같은 인간은 바닥을 알 수가 없으니까.” “하지만… 여름 씨가 이길 겁니다.” 양유진이 두 손으로 여름의 어깨를 와락 잡았다. “그동안 정말 정신없이 바쁘게 뛰어다닌 거 압니다. 하지만 저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어요. 백지안을 납치했던 차 안에서는 민관이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게 정말인가요?” 여름이 벌떡 일어섰다.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네.” 양유진이 문서를 여름의 손에 들려주었다. “전문가를 불러서 그 차를 싹 검사해 보았습니다. 차 트렁크에서만 육민관의 지문이 발견되었어요.” “정말 잘 됐군요.” 여름은 파일을 받아 한 번 훑어보더니 매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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