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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2화

하준은 움찔했다. 요 몇 년 법정에 서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백지안에게 변호를 맡겠다고 약속만 하지 않았더라면 분명 직접 법정에 나서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결국 백윤택 때문에 하준과 여름의 관계가 끝까지 몰린 것은 사실이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번뇌와 분노가 일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니 여름이 여울을 내세워 자신을 협박했을 때 이미 두 사람의 관계는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여름이 두 사람의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데 하준이 마음 쓸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생각이 있어. 자네는 가봐.” 상혁은 문을 닫고 나와서 한숨을 쉬었다. 원래는 하준이 여름과 잘 지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두 사람이 다시 결혼하게 되면 쌍둥이에 관해 애야기를 해야 하나 망설이던 중이었다. ‘하지만 지금 보니 그럴 필요 없겠구나. 회장님은 영원히 백지안 편만 드시니, 강 대표님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닫고도 저러시네. 회장님은 뼛속까지 백지안을 보호할 생각밖에 없으셔. 그냥 이렇게 회장님이 백지안에게 상처받으시는 게 낫겠다. 그러면 강 대표님은 상처받지 않으시겠지. 이젠 나도 더는 봐드릴 수가 없어.’ ---- 성운빌. 며칠 동안 여름은 집에 틀어박혀 블랙박스 기록과 CCTV 기록을 샅샅이 살피느라 눈이 돌아갈 지경이었다. 윤서가 도와주긴 했지만 두 사람은 잠잘 시간도 부족했다. 오후가 되자 엄 실장이 육민관 사건과 관련된 자료를 가지고 왔다. “다음 수요일에 공판입니다. 상대 쪽 변호사는 최하준이라고 합니다.” “최하준이라고요?” 윤서는 화가 나서 노트북을 엎을 뻔했다. “너랑 진짜 한 판 뜰 생각인가 본데? 최하준이 무패의 변호사라는 건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 아니냐? 아무리 증거가 확실해도 최하준 말이면 팥으로 메주 쓰는 세상이잖아? 그런 최하준이 백지안의 변호를 맡는다면 승산이 없네.” 엄 실장이 입을 꾹 다물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여름을 바라보았다. 엄 실장 생각도 윤서와 같았다. 여름은 눈을 내리깔았다. 검은 속눈썹이 여름의 눈에서 빛나는 어두운 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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